위기의 GKL, 드롭액 정체·오사카 경쟁사 출현 등 악재

지날달까지 누적 드롭액 3조3728억…전년 동기와 동일
경쟁사 대비 드롭액 성장률 낮아…비중 축소

입력 : 2025-12-03 오후 5:26:0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GKL(114090)(그랜드코리아레저)이 전년 대비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동종 업계인 파라다이스(034230)롯데관광개발(032350)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GKL의 존재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GKL 사옥. (사진=GKL)
 
GKL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개 분기 누적 매출액은 32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 늘었습니다. 누적 영업이익은 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7% 증가했습니다. 카지노 승률인 홀드율이 오른 영향이 컸습니다.
 
카지노업계 모두 업황이 나쁘지 않아 호실적을 기록을 하고 있는데요. 고객이 구매한 칩 총액인 테이블 드롭액을 뜯어보면 업체별로 상반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롭액은 테이블에서 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으로, 카지노업계에서 핵심 지표로 통합니다. 올해 11월30일까지 GKL의 누적 테이블 드롭액은 3조372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같습니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의 누적 테이블 드롭액은 6조54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늘어난 것과 대조적입니다. 파라다이스는 3분기 기준 드롭액 1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최대 드롭액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 카지노 드롭액은 빠르게 GKL을 추격하고 있는데요. 같은 기간 누적 테이블 드롭액이 2조2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8%나 뛰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매출 호조를 보이는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의 우상향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중국에서 제주로 향하는 노선이 정상화되면서 입장객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이 팽창하는 상황에서 GKL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GKL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AI혁신단'을 신설해 △맞춤형 카지노 경험 제공 및 관광 접점의 디지털 전환 △AI와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을 통한 예측 기반 운영 체계 구축 △공공-민간 협력을 통한 관광산업의 AI 전환 선도를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한계는 존재합니다.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은 공항과 근접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고 복합 리조트로 구성돼 있어 관광객들이 머물며 즐길 거리를 확보해둔 상황입니다. GKL의 경우 카지노 외에 별다른 사업이 없습니다. 도심에 자리하고 있어 도심 관광을 원하는 이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오는 2030년 오사카에 대형 카지노가 들어서게 되면 GKL은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근접한 곳에 카지노가 포함된 통합형 리조트가 들어서면 그 영향을 피해 가기 어려운데요. 전체 카지노 드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GKL은 더 피해가 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는 일본, 중국 고객들이 주로 방문한다. 오사카에 대형 카지노가 들어서면 국내 카지노업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실제로 개장을 해봐야 알겠지만 GKL은 복합 리조트 구성 등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GKL 측은 별다른 코멘트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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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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