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청년층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청년층 절반가량이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했으며, 청년 3명 중 1명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아웃'을 경험했습니다. 청년 자살율도 3년 연속 증가했고, 타인을 신뢰하는 비율도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줄어드는 청년 인구…절반이 한국 사회 '불공정' 인식 

 

국가데이터처가 16일 올해 처음 발간한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만 19~34세 청년 인구는 1040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 28.0%였던 청년 인구는 2010년 22.9%, 2020년 21.1%로 매년 감소 추세입니다.  

 

지난해 청년층 삶의 만족도는 6.7점으로 집계됐습니다. 19~24세가 6.9점으로 25~29세(6.5점), 30~34세(6.7점)보다 높았습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학 재학 및 휴학인 경우 7.1점으로 가장 높았고 고졸 이하에서 6.2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15~29세 청년의 삶의 만족도는 6.5점(2021~2023년 평균)으로 OECD 국가 중 31위에 그쳤습니다. 리투아니아가 7.8점으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미국(6.4점) △일본(6.2점) 등이 있었습니다.

 

또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청년 비중은 절반 정도(19~29세 45.8%, 30~39세 51.1%)였는데, 바꿔 말하면 절반 정도가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라고 본 셈입니다. 청년들의 '공정하다' 인식은 19세 이상 전체 인구(52.2%)와 비교해도 낮았습니다. 

 

 

 

또 지난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아웃'을 경험한 청년은 32.2%에 달했습니다. 이들이 번아웃을 느낀 이유는 '진로 불안'(39.1%)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업무 과중'(18.4%), '업무에 회의가 들어서'(15.6%), '일과 삶의 불균형'(11.6%) 순이었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자(28.6%)보다 여자(36.2%)의 번아웃 경험률이 7.6%포인트 더 높았고, 연령별로 보면 취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25~29세가 34.8%로 가장 높았습니다. 

 

청년 자살률도 지난해 10만명당 24.4명으로 전년 대비 1.3명 늘었습니다. 청년 자살률은 2017년 18.2명으로 줄었다가 2018년 19.8명, 2019년 20명을 넘어선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2년 22명, 2023년 23.1명에 이어 3년 연속 늘었습니다.

 

청년층의 타인을 신뢰한다는 응답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10년 사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지난 2014년 대인 신뢰도는 20대와 30대 모두 74.8%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각각 53.2%, 54.7%로 약 20%포인트 넘게 떨어졌습니다. 계층 이동의 희망도 크지 않아, 본인 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믿는 비율은 27.7%에 불과했습니다.

 

혼자 사는 청년 비율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청년 인구 25.8%가 혼자 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2000년 6.7%였던 이 비율은 2010년 12.5%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이후 2020년 20.5%까지 기록했습니다. 청년층의 미혼율도 증가 추세입니다. 30~34세 남자 미혼율은 2000년 28.1%에서 지난해 74.7%로 46.6%포인트 급등했고, 같은 기간 같은 연령의 여자 미혼율은 10.7%에서 58.0%로 47.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