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동, 연구개발비 쌓이는데…실적 개선은 '미지수'

무형자산 자산 인식에 감가상각 늘고 손상차손 반영 없어
AI 운반 및 수확 로봇 공개…비용 자산 인식 근거 충분
R&D 확대 시점서 업황 악화…향후 실적 개선은 숙제

입력 : 2025-12-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24일 16: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재무적인 난관에도 불구하고 대동(000490)의 AI(인공지능) 연구개발 결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개발 단계에서 상용화 가능성, 경제성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부터 일부 비용에 한해 자산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일부 연구개발비가 자산으로 인식되어 사용 가능한 시점이 되면 감가상각비도 증가한다. 대동의 무형자산 감가상각액이 늘어난 가운데 손상차손누계액은 변동없는 상태다. 대동은 올해 AI 기술이 적용된 기술 개발 결과를 공개하는 등 기술 상용화 성과를 높였다. 연구개발 결과가 가시화된 만큼 대동의 다음 과제는 기술 개발 결과를 활용한 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동)
 
상용화 앞두고 무형자산 회계 변화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의 올해 3분기 개발비 무형자산 장부금액은 68억원으로 지난해 말(64억원) 대비 6%가량 증가했다. 총 연구개발비용 중 정부 보조금과 손상차손 누계액 등을 제외하고, 그 중 정해진 요건을 충족한 비용에 대해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개발비 무형자산 증가는 연구개발 결과가 상용화에 한층 더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려면 연구개발비를 연구단계와 개발단계로 나눈 후 기술의 실현 가능성, 기술 개발 후 사용 의도, 상용화를 실현할 수 있는 자원 보유 여부 등 요건이 요구된다. 즉,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면 일부 비용이 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개발비 무형자산 중 가치가 가장 큰 자율주행 및 데이터 수집 연구개발(35억원) 등이 무형자산으로 인식됐다. 대동은 올해 자율주행 운반로봇을 실제 출시했으며, 자율주행 트랙터 데이터 수집, 과일 수확 로봇 실증 공개 등 행보가 자산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술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회계처리도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감가상각비가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반영된 무형자산 감가상각비는 4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3분기(2억원 수준) 대비 크게 늘었다. 향후 2년 내에 종료되는 감가상각비가 3억원 이하이고, 나머지 기술자산의 감가상각 잔여 가치는 6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대동은 ACDU(자율주행) 및 DAQ(데이터 수집) 기술에 대한 감가상각과 해외 텔레매틱스(GPS 기반 무선 서비스) 기술, 가정용 스마트 재배기 기술 등 총 4개의 기술이 새로 무형자산에 편입했다.
 
아울러 손상차손 반영도 지난해부터 멈췄다. 회계기준에 따르면 연구개발비는 비용으로 인식되는 시기부터 정기적으로 손상차손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무형자산의 회수 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적으면 둘 사이의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가령 기술개발이 중단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적다고 판단되는 경우 손상차손 처리한다. 대동이 연구개발에 대해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금액은 56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다. 어느정도 기술 상용화를 앞둔 시점에서 현재 자산화된 연구개발 성과 등은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동은 AI 적용 농기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산으로 인식된 연구개발비 증가는 기술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짐을 의미한다. 대동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자율작업 트랙터를 개발 중이다. 해당 트랙터는 자율주행 4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로 나간 비용…향후 실적 개선 과제
 
대동은 AI 기반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연구조직 확대, 인재 영입 등 연구개발비 비중을 대폭 높였다. 2023년 총매출의 1.84%(190억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 비중은 올해 3분기 2.33%(156억원)으로 상승했다.
 
다만, 연구개발이 진행되던 가운데 국내외 농기계 시장의 업황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대동의 매출은 6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27억원) 대비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는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3억원에서 22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 회사의 현금흐름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유출이 큰 상태다. 올해 3분기 누적 회사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65억원이 빠져나갔다. 필요 자금은 단기 차입금, 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대동의 현금 창출력 감소 등을 이유로 재무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동의 AI 기술이 전체 적인 매출 및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려면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AI 농기계 적용을 위한 실증을 진행 중이다. 실증이 끝나고 확산 단계로 넘어가야 본격적인 AI 농기계 수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농업 피지컬 AI 확산을 위한 실증 강화 등을 정책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농업 AI 로봇의 비싼 가격 등도 개선 방안으로 꼽힌다. 농업계에서는 AI 확산을 위한 지원 등을 요구 중이다.
 
한편 대동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대동 내 AI 연구개발 및 사업 자회사인 대동 애그테크는 지난 10월 산업은행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대동애그테크와 산하 대동AI랩 등의 매출액은 올해 3분기 22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82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아울러 대동은 기술 측면에서 여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동은 대한제강(084010)과 스마트팜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대한제강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대한제강은 사실상 대동 지분을 확보했다. 두산로보틱스, 네이버클라우드, KT SAT 등과 로봇, AI, 데이터 확보 등 다방면의 협력을 지속 중이다.
 
대동 측은 <IB토마토>에 “현재 진행 중인 AI,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농업 기술은 올해 수익화가 시작된 상태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미 수익화가 시작된 까닭에 향후 해당 기술 자산은 손상차손으로 인식될 여지가 없다. 대동은 앞으로 농업 기술 고도화 등 무형자산 확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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