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동국홀딩스, 자본 개편 단행…저평가 굴레 끊을까

액면가 감액 방식 무상감자…자본금 줄여 잉여금 확대
자회사 실적 부진에 지주사 전환 후 저평가 지속 여파

입력 : 2026-02-13 오전 10: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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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동국제강그룹 지주사 동국홀딩스(001230)가 배당 능력을 대폭 확충하는 자본 개편에 나섰다. 이번 조치가 지주 체제 개편 후 지속된 저평가 상황을 반전시킬 신호탄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개편의 골자는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다. 줄어든 자본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주사가 직접 밸류 끌어올리기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저평가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동국제강그룹 본사 전경(사진=동국홀딩스)
 
저평가 상태 지속에 지주사 직접 등판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의 지주사 동국홀딩스는 오는 5월 말 완료를 목표로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그대로 유지하고, 주식 액면가를 소정의 비율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동국홀딩스는 5000원에서 2500원(2대 1 비율)으로 1주당 액면가를 낮춘다. 동국홀딩스의 자본금은 기존 2711억원에서 778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감액분에는 자사주 2.2% 소각분(35억원)과 과거 이익잉여금 소각분까지 포함된다. 동시에 액면분할도 5대 1 비율로 진행된다.
 
보통 재무구조 악화를 막기 위해 단행되는 무상감자와 달리 동국홀딩스의 무상감자는 자본 재배치 후 배당 재원을 더 늘리는 성격이 짙다. 감자로 줄인 자본금을 자본잉여금에 추가한 후 주주총회에서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경우, 배당할 수 있는 재원 규모가 커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국홀딩스 별도기준 배당 가능 임의적립금은 9421억원으로, 2000억원가량의 자본금이 이동할 경우 적립금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 곳간을 더 확충하면 회사 손익과 무관하게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보장받을 수 있다. 동국홀딩스는 동시에 최저 주당 배당금(액면분할 전 기준)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인상했다. 최저 배당금은 자본개편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동국홀딩스가 자본구조 개편 카드까지 들고 나온 배경에는 저평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지주체제 전환 후 동국홀딩스는 지속적인 저평가 상태가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별도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14배에 불과하다. 실제 시장에서 평가하는 회사 가치가 실제 회사 자산 가치의 14%에 불과한 셈이다. 지주사 저평가 문제가 개선사항으로 부각되면서 저평가 상태를 그대로 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주주총회를 통해 각각 자본잉여금 2000억원과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담았다. 산하 회사의 주주환원 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동국홀딩스의 저평가 상황은 이어졌다. 게다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현재 철강 산업의 불황 속에서 고전 중이다. 두 회사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직전연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 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는 지주체제 전환이 있다. 지주체제 전환 과정에서 동국홀딩스는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을 동국제강(460860)(봉형강·후판사업)과 동국씨엠(460850)(냉연·컬러강판)으로 인적분할했다. 분할 후 동국홀딩스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33.6%씩 보유하고 둘을 관계회사로 설정했다. 동국홀딩스는 철강 관계사 실적을 지분법 손익으로만 반영하고 있다. 과거보다 철강 사업과의 관계가 느슨해진 셈이다. 동국홀딩스가 이전보다 밸류 측면에서 수혜를 보기 어려운 구조다.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앞선 사례서 밸류업 효과
 
동국홀딩스는 배당 중심의 지주사로서의 성격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순이익은 15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소 배당금 124억원을 단순 대입하면 연결 배당성향은 82% 수준이다.
 
실제 동국홀딩스에 앞서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증자로 PBR을 개선한 사례가 있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3월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를 결정했고, 5월 감액 감자 후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감자 결정 당시(25년 1분기) 대성산업의 PBR은 0.24배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 0.33배로 PBR이 개선됐다. 현재도 PBR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지난 12일 기준 PBR은 0.6배 이상으로 추산된다. 관련 업계는 자본 구조 개편 목적의 무상감자로 자본 효율성 증대, 주주환원 잠재력이 높아진 점을 개선 원인으로 꼽는다.
 
한편 동국홀딩스는 지주사 차원에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검토한다. 그룹 보유 자산(공장부지, 전력인프라)이 있어 사업 추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지주사가 직접 신사업에 나선다면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 수익 등에 의존하는 수입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동국홀딩스 측은 <IB토마토>에 “액면가 감액 방식의 무상감자는 지주사로서의 역할과 주주환원에 대한 고민끝에 나온 결과이며, 자본 개편을 통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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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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