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포스코, '큰손' 등판…철스크랩 전쟁 불붙었다

올해 들어 철스크랩 매입 경쟁 치열…철스크랩 가격 상승
저탄소 철강 강화 압박에 철스크랩 사용 확대 피할 수 없어
가격 변동성에 수입은 한계…한정된 국내 시장 의존도 높아

입력 : 2026-02-2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4일 14: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포스코가 올해부터 철스크랩(고철)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면서 철스크랩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올해 국산 고급 철스크랩 매입량을 지난해 대비 늘리고 있다. 오는 6월 예정된 신규 전기로 가동에 앞서 저탄소 원료 확보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이에 철강 생산 체제 강화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 우려가 현실화로 되고 있다. 다만, 수입산 고급 철스크랩은 보호무역 주의, 가격 변동성 등 이유로 국산 고급 철스크랩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포스코의 전기로 생산 개시 이후 국내 철강업계의 국산 고급 철스크랩 확보전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사진=포스코)
 
국내 최대 전기로 가동 임박…스크랩 시장 들썩
 
24일 철강 및 철스크랩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국산 철스크랩 매입량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철스크랩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철스크랩 매입은 생압 스크랩 등 고급 철스크랩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국산 고급 철스크랩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국내 철스크랩 사업을 양수해 사업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넘자 일부 수요는 경압 철스크랩 등 아래 단계 스크랩까지 흘러가고 있다.
 
고급 철스크랩은 탄소 배출 저감 등 이유로 철강산업의 필수 원료로 꼽힌다. 포스코가 전기로를 통한 저탄소 철강 생산을 앞두고 원료 확보 차원에서 고급 철스크랩 매입을 늘리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포스코의 광양제철소가 스크랩을 집중 매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철스크랩 입고율은 평소 대비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는 오는 6월 광양제철소 내 단일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전기로(연간 250만톤 생산 예정)를 가동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철스크랩 시장에서 움직이자 철스크랩 가격에 불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타 업체들도 올해 철스크랩 매입 가격을 인상하는 등 원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국산 생압, 생철 등 고급 철스크랩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4%가량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년간 하향세를 보였던 철스크랩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이다. 대략적인 가격은 고급 철스크랩 1톤당 50만원 내외로 전해진다. 개별 철강사마다 철스크랩 매입가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철스크랩을 원료로 쓰면 철광석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전기로에서 250만톤의 쇳물을 뽑아낼 경우, 고로 대비 탄소 감축량을 350만톤가량 줄일 수 있다고 추정된다. 포스코는 현재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등 저탄소 철강 생산 확대 등에 대해 압박받고 있다. 수소환원제철로 가는 중간 기술로 전기로 기술이 채택되고 있다. 전기로를 통한 쇳물 생산량을 늘려야 저탄소 철강 증산 압박에 대응할 수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철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연간 철스크랩 소비량을 2023년 700만톤에서 2030년 900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가 외부에서 사들이는 철스크랩양은 224만톤에서 500만톤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의 신규 전기로는 국산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고정 수요가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철스크랩 쟁탈전 치열구조적 원가 상승 피하기 어려운 상황
 
포스코가 올해 본격 저탄소 철강 생산에 뛰어들면서 국산 고급 철스크랩 가격이 앞으로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 등장으로 국산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기본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산 철스크랩만으로 수요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철강 생산량이 감소 추세를 그린 탓에 철스크랩 발생량도 늘기 어렵다.
 
다만, 부족한 국산 고급 철스크랩 공급을 수입산으로 보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움직임, 철스크랩의 가격 변동성, 수입과정에서의 한계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의 최대 철스크랩 수입국인 일본은 고급 철스크랩 반출을 제한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 철스크랩 수입은 리스크성 거래로 인식된다. 반입 기간 스크랩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손해를 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원료 가격은 분기~반기별로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전체 원료 비용에서 철스크랩 비용 비중이 높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철강업체의 원료 비용에서 철스크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는 30%대, 많게는 80% 이상이다.
 
따라서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도 수입 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국산 철스크랩 구매량(1535만톤) 대비 철스크랩 수입량(178만톤) 비중은 12% 수준에 불과했다.
 
포스코의 전기로 가동 이후 국내 철강업계의 고급 철스크랩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현재 국산 고급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1700억원의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며, 세아베스틸은 저등급 철스크랩에서 고급 철스크랩의 효과를 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포스코 측은 향후 고급 철스크랩 수요 증가에 대한 대책에 대해 <IB토마토>에 “철스크랩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높다 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스크랩 공급 라인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고객사 발생 스크랩 회수 및 HBI(저탄소 철강원료) 등 대안 원료도 살펴보는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준우 기자
SNS 계정 : 메일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