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CES 참관…"경영위기 한복판 속 외유성 출장"

해킹 사태 여파로 고객 10만 넘게 이탈…현장은 초비상인데
최대의 KT 위기 상황에 사외이사들 무더기로 해외 출장

입력 : 2026-01-08 오후 4:06:05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해킹 사고 후폭풍으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 위기 한복판에 놓인 가운데, 사외이사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 현장을 찾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영섭 대표의 연임이 무산되고 박윤영 내정자가 차기 KT 최고경영자(CEO)로 낙점됐지만,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주체가 부재한 상태에서 최종 책임을 지는 이사회가 해외 출장을 떠난 것이 이유입니다.
 
8일 KT새노조는 논평을 내고 "해킹 은폐 사태로 해지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누적 1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탈했고 현장은 초비상 상태"라며 "그 최종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라스베이거스로 무더기 해외 출장을 떠났다"고 비판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양희 이사를 제외한 KT 사외이사진이 CES 참관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T 사외이사는 김용헌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곽우영, 김성철, 안영균, 윤종수, 이승훈 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서 조승아 전 이사는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사직을 상실했습니다. KT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004020) 이사직을 겸임해 상법 제524조의8 제2항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입니다. 
 
CES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로, 글로벌 인공지능(AI)과 미래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KT 사외이사들 역시 그간 주요 글로벌 전시회를 방문해 기술 흐름을 파악하고 경영 의사결정에 참고해왔습니다. 다만 CES 참관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시점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KT새노조는 "KT의 미래 먹거리를 배우는 장으로 CES 참관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경영 위기의 한복판"이라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사외이사들의 출장이라는 점까지 겹쳐 내부 시선이 고울 리 없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KT의 지배구조 상황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연임이 무산된 김영섭 대표 체제는 법적 임기는 남아 있지만, 실질적 리더십은 약화된 상태로 평가됩니다. 박윤영 내정자는 차기 대표로 낙점됐지만 아직 공식 취임 전이어서 경영 일선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당분간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과 위기 대응의 중심은 이사회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가 자리를 비운 것은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KT새노조도 차기 대표 선임을 둘러싼 경영 공백 우려 속에서 이사회의 출장 행보를 문제 삼았습니다. 노조는 "내부에서는 경영 공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사회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해외로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KT새노조는 또 1노조가 이사회와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대목에 대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야 할 노조가 이사회와 해외 출장을 함께했다"고 비판하며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KT의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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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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