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입자 31만 이탈…SKT 때보다 빨랐다

위약금 면제 14일간 하루 평균 2.2만명 이탈
이탈 고객 74% SKT 이동…쏠림 현상 뚜렷

입력 : 2026-01-14 오전 9:55:1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위약금 면제가 시행된 지난해 12월31일 이후 약 2주 동안 KT(030200)에서 31만여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기간에 가입자 이탈이 급증하며 KT는 다시 순감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해킹 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탈 속도는 지난해 SK텔레콤(017670) 해킹 당시보다도 가팔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 기간인 12월3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KT를 떠난 가입자는 총 31만290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이탈 규모는 약 2만2000명 수준입니다. 
 
특히 위약금 면제 종료를 앞둔 마지막 이틀에 걸쳐 이탈 수요가 집중됐습니다. 12~13일 양일간 발생한 이탈 고객 수는 전체 이탈의 약 31%를 차지했습니다. 개통 트래픽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날짜에는 전산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시내 KT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대규모 이탈로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흐름은 다시 꺾였습니다. KT는 2021년 이후 이동통신 가입자 감소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해킹 사고와 위약금 면제가 맞물리며 증가분 상당 부분을 단기간에 반납하게 됐습니다. 실제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KT는 약 23만8000명의 순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SK텔레콤 해킹 이후 유입됐던 순증 효과가 사실상 상쇄된 셈입니다. 
 
이탈 속도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빠릅니다.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던 지난해 7월 열흘간 16만여명이 이탈하며 하루 평균 이탈 규모 1만6000여명을 기록했지만, KT는 이를 뛰어 넘었습니다. 이탈 고객의 이동 방향에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 간 이동 기준으로 KT 이탈 고객의 74.2%가 SK텔레콤을 선택했습니다. 알뜰폰(MVNO)을 포함하더라도 64.4%가 SK텔레콤으로 이동했습니다.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당시 이탈 고객이 KT와 LG유플러스(032640), 알뜰폰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던 것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업계에서는 보상안 구성의 차이가 막판 이탈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당시 요금 할인과 유심 전면 교체, 재가입 시 가입연수·멤버십 등급 원복 등 즉각적인 금전·제도적 혜택을 앞세웠습니다. 반면 KT는 월 100GB 추가 데이터 제공(6개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로밍 데이터 확대, 멤버십 혜택, 보험 제공 등을 중심으로 보상안을 구성했습니다. 보상안의 핵심이 여전히 대용량 데이터와 부가 혜택에 맞춰지면서, 실제 이용 행태와 괴리가 컸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전국 성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의 54.5%가 월 100GB 미만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시민단체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KT가 내놓은 보상안은 실질적인 피해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며 "요금 할인 등 직접적인 금전 보상이 배제된 점은 소비자 신뢰 회복보다 재무 부담을 우선시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멤버십 혜택 역시 신청자에 한정된 선택형 보상에 그치고 있으며, 할인율과 적용 범위도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영업정지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처분 기준 마련과 즉각 적용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