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11: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HJ중공업이 그동안 실적을 짓눌렀던 손실 사업장 정리를 마무리 단계로 끌고 가며, 재무 구조와 수익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를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누적공사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공공 SOC(사회간접자본)·도시정비·특수선 중심의 대형 수주가 이어지면서 사업별 매출 구도도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다.
경기 남양주 다산 해모로(사진=HJ중공업)
손실사업 정리 국면…충당부채 환입 본격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J중공업의 공사손실충당부채가 2024년 말 257억원에서 2025년 3분기 83억원으로 67.5% 감소했다. 하자보수충당부채와 기타충당부채는 각각 12%, 9.1% 늘었지만, 전체 충당부채 총액은 718억원에서 596억원으로 약 257억원 줄며 16.9% 감소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는 향후 손실이 예상되는 공사에 대비해 설정하는 부채로, 해당 계정이 감소한 것은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가 예상되던 공사현장이 정리되거나 손실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뜻이다. 하자보수충당부채는 이미 완료된 공사에 대해 추후 발생할 하자보수 비용을 반영한 것으로, 해당 수치가 늘면 준공 이후 하자보수 의무가 늘었거나 신규 주택·건축 수주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기타충당부채는 소송이나 분쟁 등 불확실한 지급 가능성에 대비한 항목이다.
또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J중공업의 누적공사이익이 301억원 흑자로 전환되며, 전년 말 –823억원에 달했던 누적 손실에서 뚜렷한 반등을 나타냈다. 이 중 조선과 건설 부문도 각각 -409억원, -824억원에서 78억원, 167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실제 HJ중공업은 손실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부터 고질적인 수익성 저하 논란이 있었던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는 계약 체결(2018년 5월) 8년이 지났음에도 현재 진행률이 59.4%에 불과해 여전히 리스크가 잔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미청구공사나 매출채권이 0원으로 보고되고 있어 회계상 손실 가능성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거나, 원가 정산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등 일부 공공 SOC 현장은 '손실사업'이라기보다 공사와 정산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현장으로 볼 수 있다. 인천공항 2터미널은 공정률이 94.5%에 달하고 공사 대금 청구도 대부분 완료돼, 과거 설정된 공사손실충당부채가 있다면 환입 여지가 커진 상태다. GTX-A 역시 공정률이 99.6%에 달하고 매출채권 38억원, 계약자산 19억원 수준에 그쳐, 정산이 거의 끝난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간 HJ중공업의 재무 흐름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말 -863억원에 머물렀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831억원으로 반등했다. 이는 현장 정산에 따른 수익 인식과 수주 기반 선수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유동선수금은 1105억원에서 1230억원으로 약 125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공사손실충당부채가 257억원에서 83억원으로 축소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충당부채는 비현금성 항목이지만, 손실 프로젝트에서 상당 수준의 원가가 이미 선반영·정산된 만큼, 추가로 설정해야 할 손실 여지가 축소돼 향후 원가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회성 손실 털고 포트폴리오 다변화 집중
손실 정리에 따른 일회성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되자, HJ중공업은 본격적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사업부별 실적 기여도를 보면 조선·건설·주택의 매출 비중이 각각 대략 40%대 중반, 30~40%대, 10% 안팎 수준으로 나뉘며 재편 흐름이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공시된 추정 계약수익·원가 변동 내역을 보면, HJ중공업이 기존 수주 물량의 수익성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토목 부문은 수익과 원가가 함께 늘었지만, 순이익은 단기와 중장기 모두 개선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플랜트 부문은 손실 반영 없이 이익만 추가로 확대되며 수익성이 더욱 강화됐다. 조선 부문은 상선 인도 시점 등을 반영해 장기 수익 전망은 다소 보수적으로 조정했지만, 단기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된 흐름이다. 이는 HJ중공업이 손실 정리 이후 각 부문의 수익·원가·이익 구조를 어떻게 재설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수익 창출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수주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지난해 들어서는 조선·건설·주택 전 부문에서 굵직한 계약이 이어졌는데 조선 부문은 다목적 화학방제함(689억원), 검독수리 후속함 4척(3126억원), 컨테이너선 4척(6408억원) 등 특수선과 상선 모두에서 고르게 수주를 이어갔고, 건설 부문은 킨텍스 제3전시장(559억원), 동서울변환소 공사(734억원), 부산공동어시장(749억원) 등 SOC 중심 수주가 두드러졌다. 주택 부문 역시 과천·의왕 공공주택(1768억원), 의정부역2구역(1056억원), 연산2구역(711억원) 등 도시정비 위주 도급 수주가 확대됐다. 또 올해 초부터도 1천억원이 넘는 '대전 삼성6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공사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공 인프라 중심의 전통 강세 부문은 물론, 민간참여 도시정비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수익구조를 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며 "조선·건설·주택 부문 간 포트폴리오 균형을 유지한 채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유상증자 이후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 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경신해 전 사업부문에서 수주 기반이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