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탈락' 네이버, 재도전 대신 자체사업

과기정통부 '독자성' 미충족 평가에 재도전 부담감 작용
공격적 인프라 투자로 서비스 고도화·글로벌 사업 확장

입력 : 2026-01-16 오후 3:42:4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탈락해 세간의 충격을 준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AI 사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탈락팀에도 재도전 기회가 주어졌지만, 네이버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대신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자체 AI 서비스 고도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독파모 프로젝트에 참가한 5개 정예팀 중 가장 유력한 최종 선발 후보로 꼽혀왔습니다.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모델은 텍스트 기반의 다른 정예팀들과 달리 시각과 음성 데이터까지 동시 처리하는 옴니모달 모델이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차 평가에서도 네이버는 AI 모델 성능을 분석한 벤치마크와 전문가 평가 등에 있어,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와 함께 상위 4개 팀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강조한 독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최종 진출팀에서 제외됐습니다. 옴니모달 AI 개발 과정에서 알리바바 '큐웬 2.5' 계열의 비전 인코더를 가중치 초기화 없이 활용한 점이 결정적인 패착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는 당연히 AI업계에 있어 충격이자 이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등이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5일 1차 평가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과기정통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재도전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미 독자성 문제가 제기된 마당에 다시 도전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다시 탈락했을 시 감수해야 할 부담감 대신 독자 노선을 택하는 게 낫다는 셈법도 깔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네이버는 자체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토대로 데이터 수집·생성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AI 모델 개발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도 병행하면서 지난 8일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B200(블랙웰)' 4000장 규모를 기반으로 AI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AI 기술을 서비스와 산업 전반에 적용할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사업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도 꾀한다는 방침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플랫폼 운영, 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과 AI 에이전트 개발, 모로코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해외 AI 사업들을 수주해 추진 중입니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의 밑단에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기술이 적용돼 활용되고 있다"며 "이들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한국은행과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하는 AI 핵심 사업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안창현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