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권한 누구에게"…가상자산 2단계 입법 하세월

디지털자산기본법 반복 지연…정책 불확실성 장기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관련 이견차 커
"입법 지연 땐 산업·금융 경쟁력 약화" 우려

입력 : 2026-01-23 오후 4:06:4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이 반복적으로 지연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안 발의와 통과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당 차원의 단일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입법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만 다수에 달하는 데다, 여야 입장 차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 일정 변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성 확보를 중시하는 당국과 산업 혁신을 우선시해야 하는 정치권과 업계 간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점도 입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가상자산의 사업자 인가·감독, 거래 행위 등 시장 규제 전반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담당하는데요. 특히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1단계 법안)의 경우 금융위가 주무 부처로 설정돼 있습니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지급 결제 기능과 직결돼, 한은이 금융 안정성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상황입니다.
 
2단계 법안에서는 이 권한 배분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금융상품·지급수단·디지털자산 중 어디에 위치시키는지에 따라, 금융위 중심의 시장 규제 체계가 이뤄질지, 한은이 실질적 견제권을 갖는 구조가 될지 갈리게 됩니다.
 
한은은 통화 신뢰성을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을 은행 중심으로 할 것을 고수하고 있고, 금융위를 비롯한 입법안에서는 당국 인가를 받은 사업자에 한 해 발행을 허용하는 인가제 방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입법이 더뎌지는 사이, 해외에서는 은행과 가상자산 산업의 통합을 전제로 한 제도 설계가 본격화하는 실정입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시장 구조법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병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산업을 하나의 체계 안에 편입하려는 방향성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지연될 경우 제도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때문에 업계는 적어도 올해 1분기 안에는 법안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앞서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는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안을 1분기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회장은 "6·3 지방 선거를 고려하면 정부가 약속한 대로 1분기까지 처리해야 한다"며 "입법이 지연될 경우 디지털자산 산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국내 금융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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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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