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화그룹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철강, 인공지능(AI), 우주 분야 기업 5곳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식에는 대통령실과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특사단이 참석해 범정부 차원의 수주 지원 의지를 보였습니다.
한화그룹이 26일(현지시각) 캐나다 철강, AI, 우주 분야 기업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 댄 골드버그 텔레셋 CEO,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
한화(000880)는 26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 및 MOU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특사단이 참석했습니다. 정부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국가 전략 수출 프로젝트로 지정함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캐나다 측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등이 참석해 양국 간 첨단·전략 산업 분야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축사를 통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양국은 기존 교역 확대를 넘어 AI 전환,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청정에너지, 경제 안보 등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양국이 자동차산업 협업을 강화한다면 한국은 북미 시장의 교두보를, 캐나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관 장관 역시 “양국 자동차 기업의 신뢰를 바탕으로 캐나다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수소 생산, 인프라, 모빌리티 보급 등 수소 경제 전반의 협력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연차, 전기차, 수소차 등 전 분야에서 부품과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특사단은 출국 전날인 25일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6.25전쟁 참전 캐나다군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고 묵념했습니다. 캐나다는 6.25전쟁 당시 2만6000여명을 파병해 이 중 516명이 전사한 혈맹입니다.
포럼에 참석한 빅터 피델리 장관은 “최근 한국에서 한화오션 잠수함을 직접 둘러봤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인상 깊었고 정치 인생에서 손꼽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이날
한화오션(042660)과
한화시스템(272210)은 △철강(한화오션-Algoma Steel) △AI(한화오션·한화시스템-Cohere) △위성통신(한화시스템-Telesat) △우주(한화시스템-MDA Space) △전자광학(한화시스템-PV Labs) 등 5개 핵심 분야 기업들과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번 MOU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입찰을 앞두고 양국이 산업 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성사됐습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입찰 조건으로 중시하는 현지 산업 참여 확대와 절충교역(ITB), 즉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기조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산업 협력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 알고마 스틸과 협약을 맺고, 현지 강재 공장 건설과 잠수함 건조 및 정비(MRO)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약 3억4500만 CAD를 투자해 안정적인 자재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기술 기업들과 방산 및 우주 분야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AI 기업 코히어와는 선박 설계 및 제조 공정에 적용할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위성통신 기업 텔레셋과는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습니다. 또한 MDA 스페이스, PV 랩스와도 위성 및 전자광학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약을 각각 체결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는 이번 산업 협력이 성사될 경우 2026년부터 2040년까지 캐나다 현지에서 누적 20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화 측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현지 산업 생태계와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제시하며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