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K-뷰티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유통 채널 축소, 희망퇴직을 통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해왔습니다. 매출이 부진한 로드숍 매장과 중국, 일본 아시아 지역 사업 부문을 구조조정하는 동시에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력 브랜드 해외 사업 중심축을 미주, 유럽 지역으로 옮기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죠.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5% 이상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 99% 증가한 것과 비교됩니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 실제 영업 지표는 해외시장 호조에 힘입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순이익 급감의 핵심 원인은 자회사 코스알엑스 지분 인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 코스알엑스 지분 약 40%를 확보한 이후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에 걸쳐 코스알엑스의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현재 9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이 과정에서 코스알엑스의 순자산 가치가 아모레퍼시픽의 기타영업외손익에 반영돼 순이익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다만 업계에선 작년 4분기 단행한 희망퇴직 영향으로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라 국내 사업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추정치도 나옵니다. 근거는 해외 사업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사업 기저효과가 크지 않아 매출이 역성장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성장 전망은 국내는 멀티브랜드숍(MBS)과 이커머스 위주의 성장이 예상되며, 서구권의 라네즈 수요 지속과 더불어 최근 에스트라의 성장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중국 사업은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이 지속됨에 따라 매출 성장세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겠지만, 사업 재정비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에스트라 등 라네즈 외의 서구권 내 성장 브랜드 확보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습니다.
LG생활건강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M&A 추진과 캐시카우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수익 구조를 재정비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적자 전환하면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에 수익성까지 악화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죠. 연결 기준 LG생활건강의 작년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전년보다 62.8%, 매출액은 6조3555억원으로 6.7% 감소했습니다. 순손실은 85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화장품 부문 분기 영업적자 지속 확대 추세로 인디뷰티 수요 강세 흐름에 대응 중이지만 관련 매출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하반기부터 기저효과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펀더멘탈 개선 여부는 미지수이고 사업 효율화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하락과 영업적자 폭 확대는 희망퇴직과 중국 구조조정 관련 비용 850억원 발생이 어닝쇼크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중국 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일회성일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등 부문별 영업이익은 브랜드 건전성 제고를 위한 물량 조정으로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음료는 원화 약세에 따른 원가 부담이 증가해 당장 이익률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왼쪽), LG생활건강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