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9차 당대회 초읽기…관전 포인트 '셋'

일정 확정 뒤 2월 초순 개최 유력…"적대적 두 국가 법제화 가능성 커"
김정은·트럼프 4월 대화 가능성…"조건은 북· 미 사전 거래 가능 여부"
베이징 열병식서 북한 위상 확인…"불가근불가원의 전통적 구조 유지"

입력 : 2026-01-30 오후 5:14:20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북한이 제9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나라를 '적대적 두 국가'로 공언한 뒤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데요. 향후 대남·대외 노선 등의 기조 변화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①적대적 두 국가 '법제화'
 
북한 <노동신문>은 30일(현지시간) "역사적인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를 위한 전당의 당원과 온 나라 전체 인민의 투쟁 기세가 날로 승화되는 속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대표회가 1월28일에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노동신문>은 24일 "시·군당 대표회에서 도당 대표회에 보낼 대표자 선거가 진행됐다"고도 전했습니다. 현재 당 차원의 대표 선출 절차도 이뤄지며 9차 당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이 거의 끝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9차 당대회는 이르면 2월 초순께 열릴 전망입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시·군당 대표회 보도 이후 약 7일 만에 도당 대표회가 개최됐고, 이 시기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당대회 일정을 공표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법으로 고착시키겠다"고 공언한 부분입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적대국 규정을 이번 당대회에서 명문화할 경우 남북 관계 단절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9차 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로 법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헌법 개정을 통한 법제화를 직접 언급한 만큼,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통치의 특징은 수사에 머무르지 않고 반드시 법과 제도로 옮긴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임 교수는 "헌법 개정을 하려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출과 개정 절차가 필요한데, 아직 그 수순이 명확히 보이진 않는다. 법제화 방식도 아직까진 알 순 없다"고 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했다고 1일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뉴시스)
 
②북·미 관계
 
이번 당대회에선 북한의 대외 노선 가운데 특히 북·미 관계 재설정 여부도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김 위원장과의 담판을 위해 줄곧 대화를 제안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우리는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이건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꽤 큰 사안"이라며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대화 조건으로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대북 제재 해제 등 실질적 조치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북·미 대화가 성사되기 위한 조건은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와는 상황이 다릅니다. 다만 오는 4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 개최 여부를 가를 '변수'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북한도 과거와 달리 정상 간 담판에 앞서 실무 단계에서 조건을 명확히 하려는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북·미 대화 개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과거 정상회담에서 '노딜'을 경험한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사전에 거래 가능한 실질적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북·미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시하는 조건에 대해 미국이 사전 실무 협의 단계에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지난해 9월3일(현지시간) 베이징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대회(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③북·중 관계
 
북한과 중국은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대회(열병식)에서 북·중·러 '신밀월'을 과시했습니다. 66년 만에 재현된 북·중·러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장면은 '반서방 연대' 구도의 핵심에 '북한'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은 6년 만에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의 복원을 합의했습니다.
 
다만 최근 북한은 해외 정상에게 보낸 연하장을 소개하며 시 주석의 이름 없이 다른 나라 정상과 함께 나열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중 간 관계가 냉랭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일부 외교적 신호를 두고 (중국에) 불만이 표출될 수는 있지만, 관계의 큰 틀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긴장이 동북아 전체의 불안으로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북한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를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 교수는 또 "북·중 관계는 '불가근불가원'의 전통적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큰 원칙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의 불만 표출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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