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에어프레미아가 법으로 금지된 조종실 내 흡연을 한 기장에 대해서는 반년이 지난 뒤에야 징계를 내린 반면, 기장의 갑질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녹음해 회사에 알린 노조 소속 부기장에게는 즉각적인 중징계를 내리면서 회사의 인사·징계 기준을 둘러싼 ‘이중 잣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과 처리 속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항공 안전 위반과 내부 문제 제기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에어프레미아가 운용 중인 B787-9 드림라이너. (사진=에어프레미아)
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에어프레미아 소속 기장이 콕핏(조종실)에서 전자담배를 피운 사실을 확인하고, 사실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항공기 내 흡연은 전자담배를 포함해 전면 금지돼 있으며, 항공안전법에 따라 조종사나 객실승무원은 운항 중 흡연 시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을 물거나 최대 180일 자격증명 효력 정지 처분이 가능합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9월 기장의 흡연 사실을 인지하고, 석달 뒤인 그해 12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1개월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징계 집행은 올해 2월로 미뤄졌습니다. 회사가 기장의 조종실 내 흡연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징계가 실제 집행되기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된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흡연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최종 징계 집행까지 반년이 소요된 점을 두고 처리 속도가 이례적으로 늦었다고 지적합니다. 국내 항공사 한 기장은 “조종실 내 흡연은 적발 시 한 달 이내 비행 정지 등 징계가 내려진다”며 “처분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3개월을 넘기는 건 이례적”이라고 했습니다.
국토부는 <뉴스토마토> 취재와 최혁진 무소속 의원실을 통해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지난 1월30일부터 사실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혁진 의원은 “기장의 기내 흡연은 조종실 화재 위험을 높이고 판단력과 집중력을 저하시켜 항공기 안전 운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현행 항공안전법 의무보고 조항에는 기내 흡연, 마약류·환각물질 섭취 등 중대한 위법행위를 즉시 보고하도록 한 규정이 없는 만큼, 관련 행위를 의무 보고 대상에 포함하고 사실관계 확인 전까지 직무에서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흡연한 기장의 징계를 미룬 에어프레미아가 조종실에서 이뤄진 기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조종사 노조 소속 부기장에게는 즉각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갑질을 신고한다며 기장의 발언을 녹음해 이를 회사에 제보한 부기장의 행위를 ‘조종실 안전문화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일하는 현장에서 근로자가 본인의 근로권 방어를 위한 녹음 행위를 불법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흡연 사안과 녹음 사안에 대한 회사 징계 처분 관련해 “운항본부 내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차별적 인사정책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어프레미아 홍보팀 관계자는 부기장 징계와 관련해 “개별 직원에 대한 징계 사안은 밝히기 어렵다”며 “해당 징계는 개인 사유에 따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징계 절차를 내부 규정과 법적 판단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흡연 징계 집행이 지연된 데 대해서는 “흡연 당사자를 파악하는 사실 확인 절차에 시간이 다소 걸렸다”며 “즉각적인 징계 효력이 발생하지 않은 건 이미 부여된 운항 스케줄 조정이 어려웠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징계 처분이 내려진 이후에도 일정 기간 비행에 투입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