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이 설 명절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갑니다. 지난해 ‘퍼펙트 스톰’(복합 위기) 우려로 국내에 머물며 ‘정중동’의 시간을 보낸 것과는 달리 올해 총수들은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는가 하면, 관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AX(AI 전환) 등 미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의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대화하고 있다. 최 회장 왼쪽 뒤는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사진=연합뉴스)
1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참관 차 이탈리아로 출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설 명절에도 글로벌 비즈니스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관 갈라 디너에 최상위 후원사인 삼성전자 대표 자격으로 초청받은 이 회장은 각국 정상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하고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현재 유럽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설 연휴 동안 귀국하지 않고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을 위한 만남을 이어가는 등 글로벌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설 연휴 사법리스크 우려로 국내에 머물며 조용히 경영 구상을 이어온 것과는 분명 다른 행보입니다. 또한 통상 이 회장이 설·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해 온 만큼 현지 사업 거점을 직접 찾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삼성전자는 폴란드(세탁기·냉장고)와 헝가리(TV), 슬로바키아(TV·모니터) 등에 주요 생산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설 연휴 국내에 머물며 사업 현안을 점검한 것과 달리 올해는 적극적인 글로벌 경영 행보에 집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사명을 ‘AI 컴퍼니’로 바꾸고 SK그룹의 AI 투자·솔루션 사업을 전담하는 기업으로 키우기로 한 만큼,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최 회장이 이와 관련해 북미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회장은 앞선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한국식 치킨집 ‘99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AI 사업 협력 강화부터 AI 생태계 발전 방안까지 폭넓은 주제를 두고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은 연휴가 끝난 후에도 미국에 머물며 20~21일 이틀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에도 참석할 전망입니다. TPD는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국제 포럼으로 동북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행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동안 국내에 머물며 새해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관련 현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그룹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핵심 사업에 대한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고 본원 사업의 수익성 제고 등의 현안 역시 주요하게 살필 것으로 관측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별도 일정 없이 경영 구상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구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존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의 도약”을 강조한 만큼, 그간 힘을 쏟아 온 AX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데 무게를 두고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지난해 관세 등 대외 변수와 업황 부진 여파로 부진했던 주력 사업의 수익성 회복 과제 역시 주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됩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