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출하가 시작된 가운데,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성능에 따라 최상위 제품과 차상위 제품을 나눠 공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업계 최고 수준의 HBM4 성능을 구현한 삼성전자가 최상위 제품에 HBM4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CES 2026’에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듀얼 빈’ 공급 전략을 설계하고, 제품의 초고속 성능 유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듀얼 빈 전략은 하나의 동일한 제품군 안에서 성능이나 스펙을 두 개 이상의 등급(Bin)으로 나눠 공급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HBM4의 경우, 초당 11기가비트(11.7Gbps) 이상의 최고 속도 구간과 10Gbps대의 차상위 속도 구간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물량을 최고 성능으로 채우기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핵심 제품에는 최상위 제품을 적용하고, 일부 제품엔 차상위 제품을 적용해 성능과 수급 효율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HBM4가 탑재되는 차세대 AI 가속기의 최고 성능 구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HBM4의 속도와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최고 성능 제품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차상위 성능 제품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듀얼 빈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옵니다.
엔비디아가 듀얼 빈 전략을 채택한다면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의 HBM4는 업계 최고 수준인 11.7G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인 8Gbps를 약 46% 웃돌았습니다. 특히 HBM4 개발단계부터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술력을 구현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가 HBM4를 가장 먼저 양산 출하한 것도 엔비디아가 최고 성능 구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은 양산 속도를 넘어 고객사의 요구 성능에 맞출 수 있는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