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이라도 독재자"…드러난 트럼프 진면목

후보 시절부터 '독재 발언' 논란
'선출된 독재자'로 자유주의 역행

입력 : 2026-03-04 오후 5:58:14
[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 기자] "단 하루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반박하면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재집권하게 되면 "단 하루만 그러고 싶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로부터 2년가량이 흘렀습니다.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은 걷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세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관세를 무기로 미국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면서 동맹국을 압박했고,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의 독재자를 무력으로 제거하는 등 힘을 앞세워 국제질서 재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시설과 정책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면서 '셀프 우상화'라는 비판에 휩싸였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에서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지만, 실상은 반자유주의적 국정 운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선출된 독재자'로 자유주의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하원 본회의장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보 시절부터 재집권 후에도…독재 발언·행보 '구설수'
 
4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3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재집권 이후까지 '독재'와 관련한 잇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2023년 12월 뉴욕의 한 공화당 행사에서 "단 하루만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는데요. 앞서 자신이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한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해명하면서 나온 발언이었습니다.
 
이후 후보 시절인 2024년 7월에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자신에게 투표하게 되면 "4년 후에 다시 투표할 필요 없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는데요. 이 발언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절차인 투표 제도를 고쳐 독재를 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재집권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자유주의·반민주주의 성향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WF)에서 자신을 향한 '독재자' 비판에 대해 "때로는 독재자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습니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도로와 같은 각종 시설과 화폐, 정책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야당인 미국 민주당으로부터 "북한 김정은 같은 독재자나 할 법한 권위주의적 행위"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관세 이어 힘에 의한 국제질서 재편…"미 민주주의 위기"
 
내부적으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입맛에 맞춘 정부기관 장악·개편에 이어 민간기업 경영에 관여했다는 비판이 일었고, 대외적으론 경제·안보 문제를 앞세워 동맹국들을 압박해 논란이 됐습니다. 상호관세 인하를 계기로 다른 나라에 거액의 대미 투자를 강요하는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이란 사태를 보듯이 힘에 의한 질서를 추구하고 나서는 모습에서도 독재자적 면모가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4년 만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며 군사력을 과시한 것도 다른 국가 독재자들에 대한 선망을 반영한다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친분을 과시하며 상대방을 치켜세우거나 칭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 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하상웅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과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 당시 의회 승인을 밟는 최소한의 절차도 있었지만, 지금 (이란에 대한 공격에선)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독단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은 미국 내 민주주의 절차가 상당 부분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중요한 결정이 대통령 한 사람의 개인적인 변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우려할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도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의구심이 많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 자체가 '독재인가'라는 평가는 직접적으로 하기 어렵다"면서도 "독선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동의한다. 전쟁에 대한 판단도 독재적 영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국 입장에서는 국민의 이익이 된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다른 나라들의 피해가 커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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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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