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지분 추가매입…우주항공 분야까지

한화, KAI 지분 7년 만 재매입
방산·우주항공 밸류체인 확대
KAI 민영화·사업 재편 가능성

입력 : 2026-03-17 오후 3:06:23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시스템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보하면서 방산·우주항공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의 이번 투자는 방산을 넘어 우주항공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평가됩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17일 업계와 공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감사보고서를 통해 KAI 보통주 486만40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KAI 전체 발행주식의 4.99%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323만6635주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162만7365주를 추가 매입했습니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13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1월 KAI 보통주 56만6635주(0.58%)를 598억670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다시 확보한 것은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 지분 5.99%를 전량 처분한 이후 약 7년 만입니다.
 
업계에서는 한화와 KAI의 협력 강화가 단순한 지분투자를 넘어 항공·방산·우주 전반의 밸류체인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KAI가 전투기·헬기·무인기 등 항공기 체계 개발과 중대형 위성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과 우주 발사체, 한화시스템은 항공전자·레이더·저궤도 위성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상호 보완적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양사는 이미 방산 분야에서 KF-21 협력,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특수작전용 헬기 성능 개량 사업 등에서 공조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이번 지분 확보는 기존 협력 관계를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전경. (사진=KAI)
 
우주 사업에서도 시너지 기대감이 나옵니다. 한화의 발사체·저궤도 위성 역량과 KAI의 중대형 위성 개발 역량이 결합하면 저궤도부터 중대형 위성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우주 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이를 통해 발사체, 위성, 데이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양사의 핵심 거점이 경남 창원·사천 일대에 몰려 있는 만큼, 협력 확대가 지역 협력사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은 한화와 KAI가 항공·방산·우주 분야에서 중장기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며 “양사 협력 확대는 K-방산 수출 경쟁력 제고와 우주항공 밸류체인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한화의 지분 매입을 두고, 장기적으로 KAI 민영화와 사업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KAI 민영화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온 가운데,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향후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한화그룹과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 관련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KAI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민영화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대한항공, LIG넥스원 등 각 분야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완제기와 엔진, 유지·보수·운영(MRO), 위성·무인기 등 사업 부문별로 역량 있는 기업이 역할을 나눠 맡는 방식이 오히려 국내 우주항공·방산 산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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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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