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다음 목표로 쿠바 점령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출범 직후부터 이란 등 중동 국가 공습을 통해 군사·외교적으로 압박해 왔는데요. 최근 잇따른 '확전 행보'가 이어지며 전선이 중동을 넘어 중남미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 B-2 스텔스 폭격기 모형이 놓여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쿠바를 점령하는 영광을 누리겠다"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쿠바를) 해방시키든 점령하든 그곳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며 "솔직히 말해 쿠바는 매우 약해진 국가"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취임 직후에도 쿠바가 베네수엘라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붕괴 직전이라며 어떤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쿠바를 '실패한 국가'로 규정하며 미국이 '우호적으로' 접수할 수 있다고 압박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과 유사한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미군은 지난 1월3일 '확고한 결의' 작전을 통해 카라카스를 공습, 마두로와 아내 실리아 플로레스를 생포해 뉴욕으로 압송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겔 디아스 카넬 쿠바 대통령의 사퇴를 협상 진정의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현재 쿠바의 경제 상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의 제재 등으로 쿠바 내 전력망이 마비되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사실상 1100만명에 이르는 전 국민이 정전 사태를 겪고 있습니다. 의료, 공공서비스 등 생계난이 심화되면서 쿠바 반정부 시위대는 공산당 당사를 공격하는 폭력 시위도 벌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우선주의·힘에 의한 질서
미국과 쿠바는 1902년 수교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1961년 외교가 단절됐습니다. 이후 미국은 쿠바에 대한 봉쇄 정책을 이어왔는데요. 지난 1962년엔 쿠바 미사일 위기로 핵전쟁 직전 상황까지 치달았습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다시 악화됐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행보는 과거 냉전 시기와 유사하게 미국이 전략적 경쟁국과 밀접한 국가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이 공습을 가한 국가는 7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성공을 사례로 들며 이란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지난달 28일 첫 공습을 통해 이란 지도부 상당수를 제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목표로 쿠바를 지목한 것은 미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통해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 전쟁관'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자국 이익을 직접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전 정부보다 더 빈번하고 강력한 '선제 타격' 중심의 군사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미 성향 국가들을 미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전 대통령들과 차별화된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군사행동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는 국제 규범에 기반을 둔 개념이라기보다 '힘에 의한 평화'에 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