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생중계에 기술 총동원…망이용대가는 '공회전'

넷플릭스는 인코딩·복구시스템, 통신사는 망 증설…생중계 '총력 대응'
실시간 중계에 OCA 한계…트래픽 부담은 결국 통신망으로
국내 입법 지연…이해민 "망이용대가는 계약 문제, 입법 서둘러야"

입력 : 2026-03-20 오후 5:00:1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BTS 컴백 라이브 생중계에 콘텐츠 전송 기술을 총동원합니다. 전 세계로 콘텐츠를 전송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연 없는 실시간 서비스를 지원하려는 차원입니다. 국내 통신사도 BTS 공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트래픽 용량을 확대하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습니다. 정부도 긴급 대응반을 운영해 실시간 현장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다만 행사 성공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과 통신사, 정부까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를 떠받치는 핵심 쟁점인 망이용대가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채 공회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BTS 공연에 고도화된 비디오 인코딩, 트래픽 분산을 위한 로드밸런싱, 다중 장애 복구 시스템 등을 적용해 대규모 동시 접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스트리밍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업로드되는 콘텐츠 용량을 줄이면서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해상도와 화질을 제공하고, 서버 간 트래픽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 처리 구조를 구축해 3중 안전장치도 확보했습니다. 라이브 전용 운용 모드를 도입해 핵심 영상 송출과 직결된 요청을 우선 처리하도록 인프라 자원도 재배치합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러한 기술의 근간으로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인 오픈 커넥트(OCA)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BTS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 일대.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이번 공연은 실시간 생중계입니다. 광화문 일대에만 26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3억2500만명 가입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송출합니다. 사전에 콘텐츠를 저장해 트래픽을 분산하는 OCA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트래픽이 통신사의 장거리 백본망을 통해 직접 전달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넷플릭스의 기술력에도 국내 통신사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국내 통신사들은 해저케이블 등 국제회선 용량을 증설하거나 국내 백본망의 데이터 처리 용량을 확대했습니다. 이동기지국과 임시 중계기를 투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트래픽 예측·제어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 과부하를 관리합니다.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중심으로 비상 근무 체계를 운영하고, 현장에는 엔지니어 등 네트워크 전문 인력도 투입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가 플랫폼 사업자와 넷플릭스 등에 서버 트래픽을 평소 대비 약 10배 수준으로 확대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사업자별 세부 계약 구조는 다르지만 이벤트로 진행되는 망 증설은 통신사들이 고객의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위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망 비용 부담은 제한적인 구조를 두고 망무임승차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CDN을 통해 일부 트래픽이 분산되더라도, 실시간 서비스에서는 상당 부분이 통신망에 직접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 직원들이 이동식 기지국을 광화문 일대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동시 생중계가 이뤄지는 대형 이벤트임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망이용대가 논의는 통신사 책임으로 남겨진 채 뒤로 밀려난 모습입니다.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4건 발의됐지만, 상임위원회 논의조차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사업자의 상당수가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통상 이슈에 가로막힌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AI와 6G 시대에는 트래픽 증가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산업적 관점에서의 논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2대 국회에서 망이용대가 법안을 처음으로 발의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기자와 만나 "국내외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트래픽 기준으로 적용해 차별 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고, 사전 규제가 아닌 시장 자율을 기본으로 하되, 계약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후적으로 개입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 망이용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 2024년 8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 발의한 바 있습니다.
 
망 이용계약 공정화가 글로벌 흐름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 네트워크법(DNA)을 통해 통신사(ISP)와 콘텐츠·플랫폼 사업자(CP) 간 분쟁 발생 시 규제기관이 조정에 나서는 체계를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요금 부과를 직접 규정하기보다, 트래픽 증가가 네트워크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협상 구조를 제도화하겠다는 접근입니다.
 
이 의원은 이어 "EU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제도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회가 더 이상 논의를 지연할 것이 아니라 선도적으로 입법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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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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