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현역·중진 컷오프(공천 배제)를 강조했지만, 실제 현역 광역단체장 중 컷오프가 된 사례는 최대 두 건에 머물 것으로 보입니다. 컷오프가 확정된 충북과 연일 파열음을 내는 대구입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앞장서서 세대교체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과에 못 미치면서 '빈 수레만 요란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경북지사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결선에 진출해 이철우 지사와 본경선을 치룬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역 광역단체장 11명 중 7명이 단수공천을 확정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에 이어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입니다. 현역 광역단체장 중 컷오프된 인물은 지난 16일에 김영환 충북지사가 현재까지 유일합니다.
김 지사는 컷오프에 반발해 즉각 당을 상대로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공천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컷오프에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개인적 목적에 의해 현저히 자의적인 판단이 적용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 지사가 언급한 '자의적 판단'은 김수민 전 의원 내정설 때문인데요. 이에 김 전 의원은 공관위 면접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북 상황을 걱정하는 분들이 전화로 출마 제의를 해준 것은 사실이나, 컷오프는 언론을 통해 인지했다"며 "저를 둘러싼 세간의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공천 내정설 잡음이 생긴 가운데 충북지사에 도전장을 낸 조길형 충주시장은 이날 최종적으로 후보직 사퇴를 확정했습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비공식 일정으로 조 시장을 직접 찾아 경선 참여를 설득했지만 무위로 그쳤습니다. 조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선거 무대에서 퇴장해 조용히 후보들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중진·현역 반발 커지자…3단계 경선 유력
그동안 이정현 위원장은 '세대교체' '중진 컷오프' 등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새로움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김영환 지사 컷오프 당시 이 위원장은 "평가의 문제가 아닌 정치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컷오프) 결단은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기득권 공천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현역 의원 다수가 공천을 신청한 대구시장 후보군에서 잡음이 커졌습니다. 특히 6선의 주호영 의원은 "공정 경선이 무너지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도 반발했습니다.
결국 갈등 불식을 위해 당대표까지 나섰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대구시장에서 개최한 대구지역 의원들과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었습니다. 장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많은 얘기를 들었는데 한마디로 대구시장 공천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민을 위한 공천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 같은 말씀을 공관위에 잘 전달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도록 '시민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뒤늦게 공관위는 중진을 포함한 '전면 경선'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8명→4명→2명→1명으로 이어지는 '3단계 토론'과 '여론조사 실시'가 유력합니다. 당 안팎에선 이를 통해 경선 이상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밖에도 현역 컷오프에 반발해 갈등을 빚은 박형준 부산시장은 초선의 주진우 의원과 경선이 확정됐습니다. 또 공천 신청을 여러 차례 미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 차례 공천 모집 끝에 공천에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요. 박수민 의원과 윤희숙 전 의원, 김충환 전 강동구청장과 함께 경선을 치르게 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