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유럽연합이 2028년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영향이 2031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 EU 수출 물량은 최대 18%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제적 저탄소 공급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표한 ‘EU의 CBAM 시행이 대 EU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EU는 2028년 CBAM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2034년까지 역내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량을 점진적으로 폐지할 예정입니다. 이에 EU 수출 시 탄소 비용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2월 EU 집행위원회는 CBAM 개정안을 통해 대상 품목을 기존 철강·알루미늄 등에서 기계류, 전자기기, 수송기계, 정밀·의료·계측기기 등 다운스트림(전방산업) 품목으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개정안은 향후 유럽의회 승인을 거쳐 2028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보고서는 신규 추가될 다운스트림 품목의 94%가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높은 산업용으로 CBAM의 영향권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2031년이 CBAM의 유상 부담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분기점으로 전망했습니다. EU의 역내 탄소배출권 무상 할당률은 올해 97.5%에서 2034년 0%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인데, 2031년부터는 절반 이하인 39%로 떨어지면서 유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역내외 기업 모두에게 동등한 수준의 탄소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CBAM의 기본 취지상 역내 무상 할당률 축소는 역외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제도 변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저탄소 전환 등의 대응이 없을 경우 CBAM 부과로 수출가격이 1% 상승할 때 해당 품목의 수출물량은 0.9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CBAM 품목의 EU 수출 물량은 2030년까지는 0.9~5.3% 감소 수준에 그치지만, 무상 할당이 급격히 줄어드는 2031~2034년에는 7.7~17.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과 같이 EU로 수출하는 CBAM 제품이 철강인 경우 수출가격 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CBAM 적용 여부와 영향을 사전에 확인하고 저탄소 설비 및 에너지원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관재 무협 수석연구원은 “2028년부터 CBAM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2031년부터 탄소 비용 부담이 본격화되는 만큼, 우리 기업에 주어진 대응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 설비 전환과 공정 혁신을 완료하는 등 선제적인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