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동지훈 기자]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중국 방문을 연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오는 5월 중순으로 다시 잡았습니다. 방중 이전에 이란과의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란과의 포괄적인 합의만 한 뒤 한 달간 휴전하면서 세부 사항을 논의하는 이른바 '선 합의-후 논의' 방식의 가자지구 모델을 제시한 지 하루 만에 사실상 '종전 데드라인'을 피력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으로 잡은 28일(현지시간)은 종전 가능성을 가늠할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최한 마크웨인 멀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임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 백악관 "전쟁 기간은 4~6주"…종전 시점과 연관 주목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5월14~15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지만, 미국·이란 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에 회담 일정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 일정 재조정되면서 이란과의 전쟁 종료 시점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재조정된 일정 전에 종전이 이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란 전쟁 기간을) 약 4~6주로 추정해 왔다"며 "그러니 당신은 그것을 계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P 통신>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전에 전쟁이 종착점에 이를 수 있다는 낙관적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지난달 28일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이후 4주가 지난 시점은 오는 27일입니다. '이란 공격 5일간 유예' 시한인 28일과 가까운 날인데요. 사실상 27일 또는 28일을 기점으로 전쟁이 마무리될지, 휴전으로 이어질지, 또는 확전으로 치달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양측의 요구 사항에 의견 차이가 워낙 커서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국이 전달한 15개 요구안에 대해 "과도한 요구"라고 거부 의사를 밝히며 전쟁의 완전 종식,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주권적 통치 인정 등을 포함한 5대 요구안을 제시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될 경우,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으로 약 7000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하며 지상군과 제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 투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각에선 종전으로 가는 사전 단계로 양측이 전격적으로 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미·이란의 회담은 이르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회담 시기·장소·참석자 등 모든 사항은 유동적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이 또 하나의 종전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6주 이후는 다음달 9일(4월9일)입니다.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한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는 "워싱턴이 4월9일을 전쟁 종식 목표 시한으로 설정했다"며 "그때까지 약 21일간 추가 군사 충돌과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계획대로 다음달 9일까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이스라엘 건국기념일에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 최고 권위의 훈장 '이스라엘상'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트럼프도 "몇 주 내 끝내라" 지시…셀프종전 가능성 여전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의지 또한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과의 비공개 대화에서 "전쟁 발발 한 달째를 맞은 현재, 막바지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란과의 전쟁을 몇 주 안에 끝내자"는 지침을 참모들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임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전쟁 승리'를 선언하며 셀프 종전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 전쟁은 이미 승리했다" "우리가 정권을 교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한 달 만에 이란을 정복하고 꺾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라크 전쟁도 1년 만에 승리했지만 실질적인 종전 선언까진 8년여가 걸렸다"며 "결과적으로 이란과의 협상을 4월 안에 마무리 짓는 구상의 연장선상으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5월 중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