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보험사들이 후순위채권·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 발행을 줄이고 내실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중심 지급여력비율(킥스·K-ICS) 도입을 예고하면서 채권 발행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후순위채를 발행한 보험사는
DB손해보험(005830)과
흥국화재(000540) 두 곳으로, 규모는 542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1분기 4조7250억원을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수준입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월 이자율 4.4%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4420억원어치를 발행했습니다. 만기는 30년이며, 5년 뒤 조기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부여했습니다. 흥국화재도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이자율이 5.5%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제시하며 투자 수요를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8조9520억원 규모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 이후 발행 심리가 크게 위축된 이유는 기본자본 중심 킥스 규제 도입 때문입니다. 자본성 증권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보다 손실 흡수 능력이 낮고, 만기 도래 시 상환 의무가 있는 부채성 자본입니다. 일시적으로 킥스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결국 이자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원금 상환 시에는 다른 부채성 자본으로 차환해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험사들이 약 18조원 규모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며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하자 자본성 증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본자본 킥스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2027년부터는 기본자본 킥스가 50%를 밑돌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하고, 자본성 증권 조기상환 시에도 기본자본 킥스 80%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는 등 보험사 내실 강화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킥스가 현행 기준을 웃도는 보험사의 경우 자본성 증권을 추가로 발행하더라도 이자 비용만 늘어날 뿐 실익이 크지 않아, 발행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본자본 킥스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위험 보험상품 판매를 조정하거나 영업이익 일부를 적립해 자본을 확충하고, 자산부채관리(ALM)를 통해 위험자산을 축소하는 등 기초체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킥스 도입이 예고된 이후 후순위채 발행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면서 "앞으로도 보험사들은 최소한 필요한 수준에서만 발행하고 지난해처럼 대규모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이미 충분히 발행했기 때문에 추가 발행 필요성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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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