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세자금 대출 보험금 돌려달라"…SGI서울보증, 우리은행에 소송전

세입자 대항력 상실 책임 소재 두고 정면충돌…전세사기 사후 책임론 번지나
SGI "담보 관리 부실은 지급 거절 사유" vs 우리은행 "절차 이행해 책임 없어“

입력 : 2026-04-01 오후 1:42:59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공적 보증기관 역할을 하는 서울보증보험(SGI)과 주요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이 이미 지급된 보험금을 두고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증기관이 송금까지 끝낸 보험금에 대해 사후적 법리 해석을 근거로 반환을 청구하며 충돌한 사례는 드문 일입니다. 특히 재판부가 선고 직전 변론을 재개하며 양측에 심도 있는 법리 의견을 구해, 전세대출 거래 관행과 전세사기 책임 소재를 가름할 판례가 형성될 전망입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이 우리은행(피고)을 상대로 전세자금대출 보험금을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해 이미 1심 재판부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소유주 변경 과정에서 발생한 세입자의 '대항력' 상실입니다. 대항력이란 세입자가 새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세입자가 대항력을 상실한 채 집주인이 바뀌었고, 이에 따라 새 주인에게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자동으로 넘어가는 법적 고리가 끊어졌습니다.
 
SGI는 "당사와 우리은행 사이에 체결된 협약의 취지는 당사가 채권 회수를 위한 질권(담보권) 행사를 할 수 없을 때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은행이 세입자의 대항력 유무를 확인하지 않아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잃게 했다면, 이미 준 보험금도 돌려받아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에 우리은행은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피고 측 보조참가인(리파인)은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해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측은 소유자 변경 당시 관련 내용을 통지하는 등 양사 간 협약에서 요구하는 실무적 절차를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소송 가액은 3억원대로 양사 자산 규모에 비해 크지 않지만, 이번 판결이 불러올 파급력 때문에 공방이 치열합니다. 만약 SGI가 승소할 경우 비슷한 이유로 지급된 수많은 보증금 사고 건에 대해 무더기 반환 소송을 걸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깁니다.
 
특히 이번 소송은 최근 사회문제가 된 대형 전세사기 수법의 상당수가 대항력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전세사기 사고에서 보증기관이 은행의 관리 부실을 근거로 보험금 환수에 나설 경우, 전세 사고의 최종 손실 책임이 보증기관에서 민간은행으로 옮겨 갈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대항력이 없는 상태에서 채무가 새 주인에게 넘어갈 때 필요한 '면책적 채무인수'(새 주인이 빚을 떠맡는 계약) 요건을 은행이 직접 확인했어야 했는지 등을 살피고 있습니다. 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갖추지 못해 면책적 채무인수가 안 될 때에 관해 양측이 법리적 의견을 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판결이 향후 금융 시장의 거래 관행과 책임 소재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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