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셀프 종전'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서 다시 관세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무역장벽보고서(NTE)'에 한국의 비관세장벽을 대거 열거한 건데요. 강제노동 관련 항목을 비관세장벽으로 새롭게 추가했으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새로운 노동환경의 변화로 명시했습니다. 미국 무역법 제301조를 근거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란봉투법도 '적시'…추가 관세 '우려'
USTR은 이날 무역장벽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USTR은 매년 3월 말 해당 보고서를 발간합니다. 관보에 공개된 보고서에는 3500억달러 규모 '한·미 전략적 무역·투자 합의'의 내용이 담겼지만 디지털·첨단 산업과 관련한 한국의 비관세장벽이 언급됐습니다.
USTR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그간 한국의 비관세장벽으로 언급했던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 규제법 △망 사용료 정책 관련 △결제 서비스 장벽 및 인증·보안 기준 △위치 기반 데이터 등의 국외 반출 제한 등을 반영했습니다.
이들은 해당 조치들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수의 미 대기업에 적용되는 반면 다른 많은 주요한 한국 및 다른 나라 기업은 제외된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사안들은 쿠팡 사태로 인해 더욱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대목은 '강제노동' 부분입니다. USTR은 지난 12일부터 신규 관세 부과를 목표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과 관련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한국을 포함해 60개 주요 무역 파트너가 대상인데요. 보편 관세 도입이 무산되자 무역법 301조를 통해 추가 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삼는 과정입니다.
보고서에는 "한국은 강요되거나 강제적인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는데, 이는 전남 신안의 염전 노예 사례를 지적한 겁니다. 여기에는 지난해 4월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해당 지역 소금에 대해 인도보류명령을 발령한 사실이 포함됐습니다.
노란봉투법도 보고서에서 언급됐습니다. 다만 노란봉투법의 경우 비관세장벽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한국의 주목할 만한 노동환경 변화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USTR은 "미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의 보호에 관한 한국의 법률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I·데이터 등 비관세장벽 '추가'
USTR은 지난해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과 농산물 검역 지연 문제, 잔류농약 기준 규제 등을 주요 비관세장벽으로 거듭 반영했습니다.
디지털·첨단 분야 비관세장벽은 플랫폼 규제와 관련한 기존의 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 등으로 확대했습니다. 특히 AI 인프라 조달 부분이 새롭게 추가됐는데요. USTR은 한국 정부가 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GPU) 칩과 추가 클라우드 자원 조달 입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 사업자만 유리하도록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들은 "미국 이해관계자들은 국가 핵심 기술을 다루는 기업을 위한 클라우딩 컴퓨팅 사용에 대한 새로운 지침 마련을 위해 산업부와 협력해 왔다"며 "해당 지침을 가능한 한 신속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기업인과의 만남에서 "현재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 향방을 예단할 수 없다"며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