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동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원자력·해상 풍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현재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서도 힘을 합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인공지능(AI)·반도체, 원전, 핵심광물 등에 대해서도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 경제계와도 만나 바이오·탈탄소·딥테크 등 미래산업 전반에 협력을 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건배 후 손을 맞잡으며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3일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중동 전쟁이 불러온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해 한국과 프랑스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중동전쟁이 야기한 경제 및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자 정책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해소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과 프랑스 양국은 원자력 및 해상 풍력 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포괄적 동반자’서 ‘전략적 동반자’로
이날 한국과 프랑스 정상은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04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22년 만입니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분야 협력 등 첨단 과학과 미래 산업 분야에서 공동 성장을 도모하고 우주·방산 등 미래 안보 분야 협력도 강화하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50억달러였던 양국 교역액을 2030년까지 200억달러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또한 현재 4만명 수준인 양국 투자기업의 고용 규모도 향후 10년간 8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6월 프랑스 에비앙에서 G7 정상회의에 초청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도 열심히 지혜를 보태겠다”고 참석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AI·원전·핵심광물 등 11건 MOU
양국은 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AI·반도체, 원전, 핵심광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협정 개정안 3건, 양해각서(MOU)·협력의향서 11건을 체결했습니다.
먼저 ‘AI·반도체·양자 분야 협력 의향서’를 채택해 양국의 핵심 전략 산업 분야에서 정부 간 정책적 교류, 공동 연구, 인적 교류, 산업계 협력 등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지질조사 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프로젝트 발굴, 지속 가능한 채광, 연구 인력 양성 시너지 강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는 한국의 영구자석 제조 경험과 전략적 비축 운영 경험 등이 프랑스의 정련 기술, 인프라와 결합하게 되면 상호 보완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은 프랑스 국영 원전기업인 오라노 간 협력을 강화합니다. 양사간 핵연료 주기 관련 포괄적 협력으로 원자력 연료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안정적 연료 조달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 협력 기반을 다지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문화 기술 협력 개정, 보훈 분야 양해각서, 문화유산 분야 협력 양해각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이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140년 동안 탄탄하게 쌓인 양국의 깊은 우정을 확인하고 새로운 140년의 기회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다졌다”면서 “양국이 더 깊이 연결될수록, 또 양국 협력의 지평이 넓어질수록 양국 국민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미래 세대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며, 공통의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크롱, 한국 경제계와도 ‘미래 협력’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한국 경제계를 만나 미래산업 협력도 다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경제인협회와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가 공동으로 개최한 ‘제3차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 행사를 찾아 양국 경제계의 협력 의지에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프랑스 정부 고위 인사와 방한 경제사절단 70여명을 비롯해 에어리퀴드, 사노피, 콴델라, 파스칼, BNP파리바스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GS, 한진, 두산 등 주요 그룹 관계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는 바이오테크, 탈탄소(에너지·모빌리티), 딥테크(AI·퀀텀) 등 3개의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먼저 바이오테크 세션에서는 양국 기업인들은 한국의 제조·임상 역량과 프랑스의 연구·자본 역량을 결합한 차세대 바이오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탈탄소 세션에서는 탈탄소화가 산업 회복력의 핵심 축임을 공유하며 수소 이니셔티브 공동 추진 등 양국 협력의 구체적 방향이 논의 됐고, 딥테크 세션에서는 프랑스의 기초과학과 한국의 산업적용 역량 간 시너지 창출, 양자컴퓨팅과 AI모델의 상용화·가속화 방안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사 기간 동안 카카오헬스케어와 사노피 간 AI기반 솔루션 개발, GS칼텍스와 베올리아 간 업무협력 MOU 등 에너지·첨단기술·바이오 분야 총 12건의 협력 MOU가 체결됐고, 양국 기업들은 향후 산업 및 투자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프랑스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언제나 한국과 함께해 왔으며, ‘글로벌 K-컬처’의 발상지이기도 하다”면서 “오늘날 미래 산업 전반을 함께 설계하는데까지 이어진 한-프랑스 간 파트너십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루어지도록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