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럭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력기기 업계가 차세대 전력변환 장치인 ‘반도체변압기’(SST)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SST(Solid State Transformer)는 단일 장비로 교류(AC) 전압을 직류(DC) 전압으로 변환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이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22.9킬로볼트(kV) 1.05메가볼트암페어(MVA)급 반도체 변압기(SST). (사진=효성중공업)
24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전력·송배전 전시회 ‘IEEE PES T&D’에서 독자 개발한 SST 서브모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국책과제 2건을 수행하며 SST를 개발해 온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22.9킬로볼트(kV) 1.05메가볼트암페어(MVA)급 SST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더 높은 전압에 대응할 수 있는 SST 개발을 고도화해 향후 상용화 모델을 출시할 방침입니다.
SST는 많은 양의 DC 전원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공급 수요가 늘면서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발전소에서 송·배전망을 거쳐 들어온 전기는 교류이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로 하는 전기는 직류입니다.
이렇다 보니 현재는 외부에서 들어온 교류 전기를 직류 전기로 변환하기 위해 변압기, 무정전전원장치(UPS), 정류기 등 여러 단계의 설비를 거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변전실 공간을 크게 차지할 뿐만 아니라 변환 단계를 거칠 때마다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쇄회로기판(PCB) 형태의 모듈로 구성된 SST는 교류 전압을 조절하는 변압 기능과 이를 직류로 변환하는 정류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 구조 대비 제어가 효율적이고, 전력 손실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장기 관점에서 데이터센터 내부와 배전망이 직류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 업계는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은 충남 천안 사업장에 ‘DC 팩토리’를 구축하고 SST 실증과 상업화를 진행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 이튼, 스위스 히타치에너지 등이 SST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히타치에너지의 경우, 최근 SST 관련 제품 전문가 채용에 나서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과제는 안정성입니다. SST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간 전기적 분리를 이뤄 시스템을 보호하는 ‘절연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초정밀 고압 전력 제어 기술’로 반도체 소자들을 오차 없이 동시에 스위칭해 균일한 전압을 분배해야 합니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다 보니 SST는 상용화가 쉽지 않은 전력 설비로 꼽힙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직류 기반의 전력 인프라가 전환되고 있는 흐름이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SST가 기술적으로 어려운 분야이지만, 시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사업을 더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