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올해 국내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2000포인트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나 코스닥 투자자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와 같았다. 코스피 상승률이 20%에 달할 때 코스닥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대거로 풀리며 IT와 화학·조선·금융주 등의 순환매 장세로 코스피 투자자들이 웃음짓고 있을 때 코스닥 중소형주에 투자한 이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작년 4대강·전기차·신종플루 등 테마주로 짭짤한 수익을 챙겼던 투자자들도 올해는 증권계좌 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목격할 뿐이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20.92%를 기록했다. 반면 517.03포인트로 올해 장을 시작했던 코스닥지수는 -3.29% 하락률을 나타냈다.
◇ 올해 투자자 웃고 울린 종목
지난 28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감자 등을 시행한 업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에스아이리소스(065420)(옛 매일상선)로 821.43%의 상승률을 달성했다.
에스아이리소스는 매일상선으로 상호를 바꾸기 전 대표이사 변경을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했고 러시아 석탄채굴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넷웨이브와 JCE가 8~9월 중순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종목이라면 샤인과 현대정보기술은 11월초중반부터 급격하게 오른 종목이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롯데정보통신에 피인수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급등했다.
반면,
에스브이에이치(046240)(옛 엘림에듀)는 96.59%의 하락률로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에스브이에이치는 지난 2월말부터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대표이사 배임 혐의 등이 발생하며 결국 상장폐지 실질심사 도마에 올랐다.
◇ 코스닥에서 힘못쓴 테마주
테마주는 작년만큼 호황을 누리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 순간순간씩 주목을 끌었던 테마주로는 브라질 고속철 관련한 철도주, 구제역 관련주, 헬스케어주, 제4이동통신주, 전쟁관련주, 스마트폰 관련주 등이다.
무엇보다 올 한해 화두였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관련한 중소형 통신부품주들은 애플의 아이폰4와 갤럭시탭, 아이패드 등이 출시될 때마다 이목이 집중됐다.
최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박 전 대표의 가족이나 정책과 관련한 종목들이 상승세를 잇고 있다.
◇ 시총 4000억 우량기업 상장폐지
네오세미테크가 지난 8월23일 끝내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작년 10월 우회상장했던 네오세미테크는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우량기업으로 코스닥시장 퇴출 여파는 만만치 않았다. 태양광 기업으로 코스닥에서 한껏 기대주로 주목받던 기업이 분식회계 등으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이 때문에 우회상장 요건을 강화하는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부실 징후가 보이는 코스닥기업이 포착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기 전 '투자주의 환기 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때 할인율 등을 현실화해 비상장법인 기업가치가 부풀려지는 행태를 막기로 했다.
최근에는 거래소에서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했던
세실(084450)마저 횡령과 분식회계 등으로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