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신년벽두 회사채발행 '봇물'..원인과 전략

기준금리 인상 대비·설비투자 확대 등 자금확보

입력 : 2011-01-07 오후 3:57:58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새해벽두부터 상장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급팽창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연초에는 회사채 발행이 많지 않지만 작년말에 비해 연초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다음 주 하이닉스(000660)의 2000억원을 포함해 총 9158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된다.
 
지난달 마지막 주 발행규모 3116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며 이 달 첫 주 7470억원에 비해 1699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회사채 발행 급증세에 대해 네 가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기준금리 인상 선조치
 
우선,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先)조치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채권금리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발행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현 시점에서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작년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지만 올 상반기 내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오는 13일 열리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 인상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의 우려가 커져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 원자재 가격 급등..운용자금 필요
 
유가나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회사채 발행 증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와 두바이유 등 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선에 근접하거나 뛰어넘고,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도 급등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치다.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기 전 운용자금을 확보해 놓는 차원일 것이란 분석이다.
 
◇ 대기업, 설비투자 확대..돈 필요하다
 
최근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도 회사채 발행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5일 삼성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사상최대 43조원대로 밝혔고, LG그룹도 21조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 역시 3조4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천명한 상태다.
 
김민정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이 작년말부터 경영계획으로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 의사를 밝힌 상태"라며 "이들 자금을 융통하기엔 대출보다는 회사채 등과 같은 직접금융이 비용측면에서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 은행, 기업대출 꺼린다
 
이와 관련해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꺼리는 분위기도 회사채 발행 증가세와 맞물린다.
 
전날 한국은행의 국내 은행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은행 종합 대출태도지수는 8로 전분기 1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적이다.
 
이는 부동산시장 위축과 중소기업 경기둔화 등을 우려해 은행들이 대출이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금리 인상 전 후 회사채 투자 방법은?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입장에서 유리하지만 최근 발행하는 회사채는 우량한 기업의 회사채가 많기 때문에 분산 투자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변정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보통 회사채 발행이 많지 않지만 최근 우량 회사채들이 많이 발행되는 편"이라며 "2월 정도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전망이지만 금리 인상 이전과 이후 양측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투자자입장에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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