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미.중 관계"를 유지해나가기로 했다.
이날 외신들을 종합하면,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협력을 강화키로 했지만 환율과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반도 핵 문제 등 안보에 관한 논의도 오갔지만 구체적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 450억달러 경제협력..사상최대 규모 = 양국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을 450억달러 늘린다는 합의안을 내놨다. 이로써 미국내에 23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 보잉을 비롯해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러 등 주요 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잉은 향후 3년간 총 190억달러 규모의 여객기 200여대를 중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해, 10만여자리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합의로 대중 무역적자에 대한 미국내 비난 여론이 다소 누그러 들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무역적자는 2750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무역 외에도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시 차별없이 대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청정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과 투자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지는 등 이번 회담으로 양국간 경제 협력관계가 한층 더 깊어졌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 환율·인권문제 평행선 = 양국 환율과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추가 절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내수를 늘리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중국 경제의 성장세에 따라 내수와 소비 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변해 양국간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인권 문제에 관련해서도 긴장이 엿보였다. 미국은 "인권증진과 민주주의가 외교정책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반면 중국은 "인권문제에 대해 여전히 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도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 원칙에 기반해 대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 한반도 문제, 구체적 해법 없어 =국제안보 분야의 최대 관심사인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양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국제적 의무사항 위반이란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진하며,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진지하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라며 “양국은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원론적인 합의만 내놨을 뿐 북한의 도발을 막을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