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日 눈덩이 재정적자로 신용등급 강등..파장은?

입력 : 2011-01-28 오후 5:00:14
[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27일 S&P는 일본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이유로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장기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은 선진국의 재정적자 이슈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요인이다. 이에따라, 유럽 채무위기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으로 옮겨가는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가채무 및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작지만, 관련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27일 보고서를 통해 재정적자 확대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앞당겨 '부정적'으로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내년 국가부채 1000조엔 시대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넘을 전망이다. 이는 미국(98.5%)이나 독일(81.3%) 수준을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136.8%)와 아일랜드(112.7%)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국가부채가 1000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감시 보고서에서 일본의 GDP 대비 채무비율을 올해 227.5%, 내년에는 232.8%로 전망했다.
 
S&P도 일본의 정부 부채 비율이 2020년 중반에 가서야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위기설은 과장..등급강등 영향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일본이 당장 포르투갈이나 그리스처럼 재정위기가 악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국가 위기는 유럽처럼 당장 임박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일본의 신용등급은 여전히 투자등급인데다 다른 국가와 달리 일본 국채의 95%는 일본은행과 연금펀드 등 일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적자가 크더라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거나, 기축 통화국이거나, 국채를 자국민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재정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은 이 세 가지에 모두 해당되기 때문에 재정위기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건은 엔화..외환시장發 불확실성 커질 듯
 
관건은 신용등급 자체보다는 엔화의 흐름이다.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소식에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급락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2주일여만에 최고치인 83.22엔까지 치솟았다. 유로·엔 환율도 113.78엔으로 전날보다 1% 상승했다.
 
엔화는 이날 달러와 유로뿐 아니라 대부분의 주요국 통화에 대해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당장 이번 조치로 엔화는 약세 압력을 강하게 받으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어서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일본에 오히려 호재?
 
이번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엔화약세를 초래하며 오히려 일본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가누마 지사토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증권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엔화 약세 기조가 강해질 것"이라며, "오히려 수출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취임 7개월 만에 조기 레임덕에 시달리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지이에 주니치 노무라 홀딩스 회장은 “요사노 가오루 신임 경제재정상이 세수 개혁안을 밀어부치기 더 좋은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메 다카타 미즈호 증권 회장 역시 “나오토 정권이 이번 위기를 이용해 세수 개혁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김선영 기자 ksycut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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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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