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로 강해진 CJ미디어, 방송판 뒤흔들까?

채널공급협상서 '주도권' 확보 조짐

입력 : 2011-02-01 오후 1:20:17
[뉴스토마토 유혜진기자] 케이블TV에서 지상파에 버금가는 히트작들이 생산되면서 기존 채널사용사업자(PP)와 유료방송사업자의 관계도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최대 히트작 '슈퍼스타K'로 더욱 강해진 CJ미디어의 행보가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CJ미디어는 최근 IPTV 사업자 중 LG유플러스(032640)에 가장 먼저 채널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업계 1위 KT(030200)와 협상을 시작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사이 LG유플러스가 선수를 친 것이다.
 
통상적으로 IPTV업계 1위인 KT가 PP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아온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CJ미디어가 엠넷, 채널CGV 등의 8개 채널을 공급하는 대가로 KT에 요구한 금액은 연간 280억원선이다.
 
일반적으로 개별 PP가 연간 4억원 안팎의 수신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채널이 8개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파격적인 금액이다.
 
가입자 수가 KT보다 적은 LG유플러스는 이보다는 낮은 금액에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료방송사업자와 PP 관계에서 PP는 절대적인 약자였다.
 
CJ미디어와 KT의 예처럼 PP와 유료방송사업자가 협상이라는 것을 할 정도로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CJ미디어는 대기업 계열의 복수PP(MPP)라는 면에서 일반 PP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고, 여전히 많은 개별PP는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지만, CJ미디어가 이런 구도에 변화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PP의 파워가 커지면서 인기 실시간채널이 부족한 IPTV의 가입자들이 채널 편성에 불만을 보이는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PP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올레TV 가입자인 직장인 안수현씨(32)는 “'슈퍼스타K 2' 열풍이 불었을 때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도 못했다”며 “남들 다보는 인기 프로그램을 못 보는 줄 알았으면 올레TV를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TV의 실시간채널 수는 요금제에 따라 91~119개로 IPTV 사업자 중에서 가장 많고 케이블TV에도 뒤지지 않지만, 케이블TV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IPTV 채널은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CJ미디어의 인기채널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일부 가입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CJ미디어와 채널 공급에 대한 합의를 하고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 2월 중에는 CJ미디어 채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J미디어 관계자는 “아직까지 협상이 의미있는 수준까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이 대등한 관계를 넘어 '역관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뉴스토마토 유혜진 기자 violetwit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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