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이번 달에는 동결을 선택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를 유지할 것이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이 필요하다고 밝혀 이르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금리를 올리고 이번에 동결한 것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정책효과가 유지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는 물가상승에 대해 물가당국이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지난달 인플레 우려에 의한 금리인상 효과가 시장에서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의미다.
◇ "세계 경기·국내 경기 상승기조 유지..불안요인은 잔존"
경기에 대한 전망은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은은 신흥국 경제가 호조를 지속하고 있고 선진국 경제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경기도 수출이 신장세를 지속하고 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총재는 "미국경제 상황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4.5%)보다 좋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원자재가격의 변동성확대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등은 위험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집트사태는 유가상승을 부추겨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요인이 될 수 있으나
경기성장세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우려했다. 김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를 유지할 것"이라며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현재 물가상승은 공급과 수요 양측면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대책이 대개 공급측면의 것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금리동결 만장일치 아니다"..다음달 인상 가능성 시사
한은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 금리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닌것으로 밝혀져 일부 위원은 물가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총재는 "금리인상은 어떤 속도와 폭으로 가는지가 매우 중요한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속도가 느리다고 할 정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 정상화 기조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치솟는 물가를 감안할 때 다음달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1%, 생산자물가는 6.2%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에 달해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 부채 증가와 두달 연속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일 것"이라며 "징검다리 인상 등 점진적인 인상을 통해 물가 대책과 가계부채 부담 완화의 절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에 대한 의지를 좀더 표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며 "당분간 안전성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임효주 기자 there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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