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데 대해 채권전문가들은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이긴 하나, 시장에 이미 반영된 측면이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금리인상 시기는 오는 3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은이 점진적 인상을 시사한 만큼 2분기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 두달 연속 인상은 부담..정치적 요인도 작용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채권전문가들은 지난달 금리인상에 이어 두 달 연속 올리는 데 따른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면 강한 긴축을 시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성급하게 올리면 모양새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로만 접근한다면 작년에 진작 올렸어야 하는데 이를 뒤늦게 반영해 급하게 올린다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 등 정치적 요인으로 통화정책의 의사결정이 자유롭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홍혜정 신영증권 채권전략 연구원은 "지난달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로 지난해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며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음에도 동결됐다는 것은 그만큼 통화정책당국의 의사결정이 정부의 '5%성장론'에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여삼 대우증권 채권전략 연구원도 "지난달 금리인상 후 국내외 여건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 같다"며 "가계부채와 고용부진 등 잠재부실 요인이 있어 물가 상승에만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제 관심은 다음 인상시기..3월 vs 2분기?
이제 채권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다음 금리인상 시기에 쏠려있다. 올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단기적으로 그 시기가 3월이냐 4월이냐에 따라 채권시장 반응은 크게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이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단기금리쪽은 금리인상에 대한 부분을 많이 반영해왔다"며 "동결이라면 얼마간의 되돌림이 진행이 될텐데 인상시기가 3월이냐 4월이냐에 따라 금리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다음 인상시기는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 연구원은 "실물경기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가 단기적으로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3월쯤 기대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 등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기는 했으나 올해 적정 금리수준은 4%로 잠재적인 위험요소를 고려하면 올 연말 3.75%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은이 점진적인 금리인상 계획을 시사한 만큼 인상시기는 다음 분기인 4월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 연구원은 "얼마전 기습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중국도 분기마다 한번씩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한은도 베이비스텝 즉, 점진적으로 인상계획을 시사한 만큼 3월보다는 4월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미국과 국내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는 모양새였는데 금리동결이라는 재료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상대적으로 단기물의 되돌림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투자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