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뉴욕 증시가 리비아 시위사태와 유가 급등에 이틀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23일(현지시간)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07.01포인트(0.88%) 하락한 1만2105.78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33.43포인트(1.21%) 내린 2722.9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04포인트(0.61%) 떨어진 1307.40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리비아의 시위사태가 악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점이 악재로 작용, 이틀 연속 하락했다.
특히 유가가 장 중 100달러를 돌파하자,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와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감이 지수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홀딩스는 "리비아와 알제리의 석유 생산이 동시에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노무라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알제리와 리비아의 석유 생산이 멈추면, OPEC의 하루 평균 생산량이 210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은 물론이고, 걸프전 당시와 유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산업과 기술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휴렛팩커드(HP)는 시장 예상치를 밑돈 실적을 발표한 영향에 9.62% 급락했다.
HP는 직전 분기(2011회계연도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16% 증가한 26억1000만달러, 주당 1.1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주당 1.29달러 보다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 여파로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인텔 등도 2~3%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유가 급등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2위 석유회사인 셰브론텍사코는 1.94% 상승했으며,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도 1.91% 올라섰다.
한편 국제 유가는 리비아의 석유 생산 중단 소식에 장 중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4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2.68달러(2.8%) 상승한 배럴당 98.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WTI 가격은 지난 2008년 10월1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WTI 가격은 오후 한때 배럴당 100.1달러까지 올랐으나, 장 후반 들어 상승폭을 축소했다. 장중 WTI 가격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년 4개월만에 처음이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리비아의 석유 생산 중단 소식에 공급 차질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