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유가 절감` 안간힘

기체 무게 줄이고, 공동구매, 재고 쌓기도

입력 : 2011-03-02 오후 4:33:15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사 전체 운영비의 30% 가량이 유류비로 지출되는데 유가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기 때문이다.
 
◇ 대한항공 유류비가 30%..1달러인상에 연간 376억원 손해
 
2일 한국석유공사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은 유류비가 전체 비용의 30%를 넘고,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연간 37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유류비가 전체 비용의 25~30%를 차지하는데 유가 1달러 상승시 연간 107억원 영업손실 발생하는 등 국내 항공업계는 고유가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최대 수출국인 리비아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66달러(2.7%) 오른 배럴당 9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 주로 수입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106달러 44센트에 거래를 마쳐 연일 초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 현물가도 배럴당 100.24달러를 기록했는데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8월 배럴당 112.99달러를 찍은 이후 2년6개월만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두바이유 현물가는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유가에 반영되는 만큼 이달 국내 유가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한항공 85달러, 아시아나항공 84달러..전망치 크게 어긋나
 
문제는 이처럼 국제유가가 국내 항공사들이 당초 예상한 전망치보다 훨씬 높다는데 있다. 
 
올초 대한항공은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올해 평균유가를 85달러, 아시아나항공은 84달러로 예상하고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두 항공사 모두 현재가 대비 낮은 수준을 전망치로 내건 이유는 올해 1~2월초만 해도 중동의 상황이 이처럼 악화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른만큼 올 상반기중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이렇게 예측되지 않은 유가사태를 맞은 항공업계는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항공사의 유가가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면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곧바로 영업손실로 이어진다.
 
정민규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은 여러 대안으로 리스크를 줄이려 노력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며 "고유가사태는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헷지비율 인상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항공기 무게 줄이기 안간힘..헷지비율 상향도 고려
 
치솟는 유가에 항공업계는 항공기 무게 줄이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10-10-10'전략을 통해 매출 10% 증대, 비용 10% 절감, 생산성 10% 향상을 진행하고 있다.
 
탑승률과 운항 시간대 등에 따른 음용수의 탑재량을 분석하고, 엔진 효율 증대를 위해 엔진 내부 물세척과 경량 화물탑재 용기도입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유가가 쌀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항공유 헷징' 비율을 현재 25%에서 30%로 높이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비행절차, 중량관리, 엔진세척으로 에너지 소비량 절감과 스타얼라이언스(star alliance)를 통한 항공유 공동구매 등으로 고유가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유가 사태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단축항로 운영, 최적연료탑재, 기내용품 경량화, 연료 절감 활동 등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월말에 항공유 보유재고를 많이 쌓아 다음달에 구매량을 줄여 단가 차이 만큼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유류비 절감을 위한 온갖 방안들을 동원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윤성수 기자 yss01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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