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디지털전환, '케이블' 빠져 반쪽되나?

케이블업계, 정부 강제움직임에 반발
업계 "지원이 우선"..방통위 "영리사업자에 국고지원 불가"

입력 : 2011-03-03 오전 11:45:14
[뉴스토마토 조수현기자] 정부가 내년 말로 다가온 방송 디지털전환과 관련해 케이블업계에 이를 강제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난시청 해소와 다채널 방송 등 시청권 확대를 위한 정책이 결국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4월부터 케이블사업자(SO) 재허가 조건에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 여부를 포함시켜 심사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은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과 함께 정책적으로 중요해 재허가 심사시 주요 심사 항목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케이블 재허가라는 가장 큰 규제틀로 케이블업계를 압박해 디지털전환율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케이블업계는 강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은 법적 강제사항이 아닌데도, 정부가 디지털전환 노력에 대한 지원은 고려 않고 밀어부치기만 하고 있다"며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에게 강요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한 복합케이블사업자(MSO) 관계자는 "SO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전송망 구축, 디지털 셋톱박스 설치 등 투자비용이 막대한 반면 수익성은 낮기 때문"이라며 "밀어부친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케이블TV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케이블TV방송가입자(아날로그+디지털) 대비 아날로그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율은 지난해 12월까지 23%에 그쳤다.
 
MSO 상위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씨앤앰만 전체 가입자 수 대비 디지털TV 가입자수가 각각 31%, 41% 수준이었고, 개별 SO의 경우 7%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정부가 케이블업계를 유도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방송 디지털전환 정책이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상파방송이 디지털전환에 성공해도 전체 지역 수신률이 30%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방통위가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전환 시범지역에서는 비공식적으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방송수신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케이블방송 등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은 필수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케이블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자여서 국고 지원은 무리가 있다"며 "디지털 전환에 대한 세재혜택과 같은 인센티브 제공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SO 지역채널에 대한 설비투자 지원방안으로 융자 지원이 가능한지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조수현 기자 peach09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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