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한 롯데그룹이 실제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계열사 중
롯데쇼핑(023530)과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유통그룹의 특성상 물류회사와의 연관성이 가장 높고 대한통운이 보유한 부동산을 확보할 경우 마트와 슈퍼의 신규 점포 출점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롯데그룹의 물류는 롯데와 일본 미쓰이물산이 51 대 49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롯데로지스틱스가 담당해왔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매출 9286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올렸다.
이 자체로도 작은 규모라고는 할 수 없지만, 롯데로지스틱스만으로는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의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와 롯데의 판단이다.
특히 기존 물류는 롯데로지스틱스 이용이 가능했지만 택배의 경우 롯데로지스틱스에 사업 부문이 없어 롯데마트 인터넷몰과 롯데슈퍼 인터넷몰, 롯데닷컴과 롯데홈쇼핑 등을 거느린 롯데쇼핑으로선 별도의 택배 회사를 정해 비용을 지불해 왔다.
택배 부문 업계 1위인 대한통운 인수로 롯데쇼핑은 택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대한통운 역시 롯데쇼핑의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주해 양사 모두 큰 시너지효과가 가능해진다.
전국적으로 분포한 대한통운의 부동산 역시 신규 점포 출점 부지 확보에 목 마른 롯데쇼핑에 매력적이란 분석이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9월말 기준 보유 토지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등 413건, 건물이 본사인 서울 중구 서소문동 등 384건에 이른다.
대한통운의 경우 이전부터 철도물류를 취급해와 역세권 토지를 많이 확보하고 있고, 이런 점이 롯데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현재 점포수가 포화 상태에 접어들어 출점을 위한 부지 확보가 쉽지 않고 기업형슈퍼마켓(SSM) 역시 상생이슈로 출점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새로운 부지 확보 가능성은 롯데쇼핑으로선 커다란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을 인수해 발생할 재무 부담 역시 롯데쇼핑의 경우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예상하는 대한통운 인수가격은 1조5000억에서 2조원 수준으로 롯데그룹은 여러 계열사를 통해 이 같은 인수대금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경우 그룹 내 규모를 고려할 때 최대 5000억원 정도를 부담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해 현금창출능력이 2조원에 이르고 있는 만큼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에선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는 진단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는 롯데그룹 전체적으론 재무적 부담 요인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롯데쇼핑만 떼어 놓고 보면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다”며 “안정적인 물류 채널과 신규 점포 부지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한통운 인수 수혜는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쇼핑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