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잇단 원전 폐쇄가 부담인 일본정부가 석유·천연가스 등의 수입량을 늘려 전기 발전 부족분을 벌충할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중동정정불안에 한 차례 홍역을 겪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또 한번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일본 내 원전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는 상황.
지난 토요일에는 후쿠시마 지역 원전 제1호기에서 방사능 수위가 법적 한계치를 초과하며 폭발이 발생했다.
또 일본 정부가 원전 내 고압 경고를 내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세한 방사능 누출이 제2호기에서도 감지됐다.
도쿄전력(TEPCO)측은 일본 전체 원자력 발전의 5분의1을 차지하는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시스템을 원상복구시키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일본의 전체 전력 발전량 중 4분의1가량이 원자력 발전으로 충당되는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따라서 가스, 석유, 그리고 석탄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의 수입이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와 연료유(油)시장에 많이 의존할 것이란 뜻이다.
지난 금요일 원전 피해 소식이 보도되기 전에도 천연가스와 연료유 가격은 급등했다.
일본정부는 지난 2007년 서북부 니가타현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7개 원전가동이 중단되자 곧바로 LNG와 연료유(油)수입을 대폭 늘렸다.
당시 해당 원전들이 다시 정상가동 되는 데는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현재 글로벌 가스 마켓은 4년 전에 비해선 일본에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편이다.
하지만 리비아의 정정불안으로 북아프리카에서의 에너지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수급불안은 계속해서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해석이다.
지난 금요일 뉴욕상업거래소(NYME)에서는 수요 우려감에 매도세가 출현하며 유가가 소폭 하락했다.
배럴당 101.16달러에 거래됐지만, 이는 2년 반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글로벌 LNG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영국 가스도 4% 오른 가격대에서 거래됐다.
연소를 통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유(油)는 지난 2007년처럼 일본이 갑자기 수입량을 늘릴 경우, 가격 변동성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일본의 연료유(油) 의존률은 낮은 편이지만, 지진피해로 전기 공급이 부족한 이상 연료유(油)를 확보하든지 혹은 연료유로 가공할 수 있는 원유를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일본 원전 피해로 인한 발전 손실규모를 천연가스로 대체하기 위해선, 하루 23만8000배럴의 연료유(油)가 추가로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