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국내증시가 방사능 유출 공포감에 뒤흔들리고 있다.
외국인이 현선물을 모두 내다팔고 있으며, 코스피가 1880선까지 떠밀리자 투자심리는 패닉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 시각 전저점(1921p) 위로 올라오면서 낙폭을 줄인 모습이다.
15일 오후 2시 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38.98포인트(-1.98%) 하락한 1931.29포인트다.
오전 11시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대국민 발표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발언하면서 일본은 물론 아시아 증시 전체가 잔뜩 긴장했다.
간 총리 발언 이후 일본 니케이주가지수선물과 토픽스 선물은 각각 2차례에 걸쳐 서킷브레이커(일시 거래중지)가 발동됐으며,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오후장 개장 이후 장중 14%까지 낙폭을 확대해 2년여 만에 최저치로 후퇴하기도 했다.
WTI선물과 S&P선물, 원달러환율까지 이 소식에 영향을 받으며 출렁였다.
전날 지수 하락폭을 줄이는 일등공신이었던 외국인은 이날 매도로 방향을 잡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4736계약,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823억원 순매도다.
외국인은 특히 전기전자(-1316억), 운송장비(-694억), 금융업(-597억), 철강금속(-505억)에 500억~1300억원대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012억원, 1596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오전장 오름세를 유지하던 화학업종(-0.47%)도 하락으로 기울었다.
의료정밀(-6.74%), 종이목재(-4.3%), 증권(-3.77%), 보험(-3.67%), 기계(-3.46%), 철강금속(-3.08%), 전기전자(-3.05%), 건설, 유통(-3%) 등 많은 업종이 3~6%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패닉장 속에서 강한 쪽은 태양광주, 타이어주, 비료주다.
한국타이어(000240)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매도' 투자의견이 빗나갔다고 시인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고무가격이 안정됐다는 소식도 호재였다.
주가는 6% 넘게 급등해 3만5000원을 돌파하는 등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는 13.33포인트(-2.65%) 크게 떨어진 489.69포인트다.
전날에 비해 낙폭은 제한적이나 장중 470선을 힘없이 내주기도 했다.
방사능 유출 소식에 원자력과 태양광·풍력 테마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원자력의 안정성에 대해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대체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증시에 대해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본 지진으로 인한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까지 생각하는 패닉 구간"이라며 "역사상 처음 자본주의 증시에 영향을 주는 방사능 공포이기 때문에 선례가 없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심리가 지배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추세를 섣불리 논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일본 지진으로 인해 도래될 수 있는 위험요인을 모두 반영하고 있고 펀더멘탈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빠진 경향도 있어 차분히 추이를 지켜보며 투매에는 동참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권미란 기자 kmir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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