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한동우
신한지주(055550) 회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9월 시작돼 국내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른바 '신한 사태'에 대한 사과로 시작됐다.
한 회장은 "신한이 과거 성공에 도취돼 고객 신뢰를 찾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인사를 다시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분파주의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젊은 신한인의 패기를 모아 조직을 다시 하나로 만들겠다고 했다.
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무언가 알맹이가 없다. 슬슬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실겁니까? 손해배상소송은 검토하시지 않으십니까?"
"재일교포들은 17%의 지분에도 불구하고 신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한 회장은 대답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일단 "한 차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전임자 예우는 예민한 문제"라며 "새 체제가 좋은 평가를 받기 전까지는 예우 문제를 말하기는 빠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어 "일단 조직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분열적 행태가 있다면 나름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뭔가 찜찜하다.
앞서 라응찬 전 신한 회장은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27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신한 사태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자리에서 물러난 후 연을 끊은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은 "(라응찬 전 회장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마지막 강의'란 책을 쓴 카네기 멜론대학의 랜디 포시 교수는 진실한 사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좋은 사과는 세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죄송합니다' , '제 잘못입니다' , '어떻게 고쳐 드릴까요?' 보통 세번째를 많이 놓치죠. 늘 진지하게 말하세요"
한 회장은 신한을 바라보는 주주와 고객들에게 '어떻게 고쳐드릴까요?'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남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