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부, 방사성 물질 '소량'이라 괜찮다?

입력 : 2011-03-29 오후 5:17:11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정부는 29일 전국 12곳의 방사능 측정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검출된 방사성 원소의 양이 극미량이어서 인체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같은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공포에 대한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안전불감증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서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와 춘천 측정소에서 나온 방사성 세슘을 합해 피폭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0.0000121mSv(밀리시버트)로 일반인의 연간 선량한도 1mSv의 약 8만분의 1수준이다.
 
또 전날 검출됐다고 발표됐던 방사성 제논의 경우 26일 채취한 시료에서 최대 0.878베크렐(Bq/㎥)로 나타난 이후 12시간 간격으로 0.464Bq/㎥과 0.395Bq/㎥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예상해보면 저기압이 사라져 처음에 보여줬던 그 이동경로가 지금은 보다 멀리 돌아오는 것으로 바뀌어 있어 농도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술원의 발표처럼 현재 인체에 무해할 정도의 극미량이어서 생활에 전혀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진정되고 있지 않는 것은 정부의 발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원전사태 직후 정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는 방사능 물질에 대한 영향이 전혀 없을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정부가 장담했던 편성풍을 타고 일본 원전사고가 난 지 2주만에 우리나라에까지 방사성 물질이 유입되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편서풍이 한바퀴를 돌아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원전사고가 심각해지면서 방사능물질이 외부에 급격히 퍼지던 시기의 기류는 아직 우리나라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얘기고, 더 강한 방사성 물질이 머잖아 우리나라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매일 방사능 측정을 실시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며 좀 더 차분해져야 한다고 한다. 방사능 측정에 대한 분석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정확하지 않은 중간분석을 공개해 공포를 키운다며 언론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적인 원전사고 공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여전히 크고,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주변국의 원전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 국내 원전에 대해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진해일 피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인 만큼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지금처럼 큰 상황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국민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것임을 다시한번 되새겨야 할 때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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