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사상 최대실적 예상..유가인하 압박 우려 '전전긍긍'

"영업이익률은 극히 낮아..외부환경 개선·투자확대 따른 이익"

입력 : 2011-03-30 오후 12:07:09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국내 정유업계가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분기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실적 호조로 인해 자칫 석유제품 공급가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 고유가·日지진 반사이익, 정유업계 사상 최대 분기실적 기대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개 정유사들은 분기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분사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이전 분기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8년 3분기(7330억원)를 뛰어넘는 최대 7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GS칼텍스 역시 정제마진 개선과 화학분야 영업호조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0% 가량 늘어난 2800억~4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고도화 설비 가동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과 재고 해소,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 제품가격 인상 등에 따라 고공행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이같은 실적호조세의 원인은 중동 정정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역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며 업체간 공급 과잉을 해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고도화설비를 활용한 복합 정제마진이 이전 배럴당 4~5달러 수준에서 10달러대로 상승하며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 사이 국내 휘발유 값은 24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68.21원으로 전날보다 0.11원 올랐다. 
 
◇ 업계 "실적 호조, 투자수혜일 뿐"
 
1분기 실적 상승세에 정유사들은 전반적인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정유업체 한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일본의 정유설비 가동 중단 등으로 역내 석유제품 품귀현상이 이어졌고 정제마진도 커져 기대이상의 실적상승을 거뒀다"면서도 "단순히 유가급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아닌 투자에 따른 수혜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서민들의 부담은 외면한 체 실적쌓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실적상승에도 정유부문만 놓고보면 실제 영업이익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막연히 실적상승을 공급가 인하로 연결시키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유류세 체계의 개선 등과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정유와 화학분야에서 거둬들인 회사 전체 이익을 쏟아붓는다면 최대 10원정도 인하가 가능할 것"이지만 "이후 국제유가 변동상황에서 원유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추가적인 공급가 인하 여지를 일축했다.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 움직임은 2분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정유설비 정기보수 시즌에 따른 미국의 재고확보 움직임에 대지진 이후 일본발 발전용과 피해복구용 석유제품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며 업황의 호조세는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2분기 들어 원유가격 상승세는 다소 꺾이거나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1분기와 같은 정유사의 재고효과(원유 수입기간중 가격급등)는 기대하기 어려워 실적 상승세는 1분기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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