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노선' 경쟁 치열..대형항공사도 '가세'

너도나도 제주노선 확충..'치킨게임' 우려
김포-제주 이용객 절반 이상..LCC 이용

입력 : 2011-03-30 오후 3:34:34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연평균 80% 이상의 탑승률을 자랑하는 김포-제주 노선에서 국내 항공사간 경쟁이 다시 가열됐다.
 
30일 국토해양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은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데 이어 티웨이항공이 운항 증편에 나섰고, 국내 두 대형항공사들도 제주 노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국내 항공사들이 너도나도 김포-제주노선 증편과 저가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어, 점차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것은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된다.
 
◇ 김포-제주 이용객 2명중 1명, LCC 이용
  
지난달 국내 LCC들의 국내선 승객은 34.4%에서 40.9%로 크게 늘었다.
  
또 김포-제주노선의 국내 LCC 이용객은 지난해 59만명에 비해 20.8% 증가한 72만명을 기록, 시장점유율도 46.9%에서 55.1%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김포에서 제주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절반이 국내 LCC를 이용한다는 말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국내 LCC의 저가 전략 마케팅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역할이 되지 못했지만 국내선 이용객을 확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지난 28일 김포 출발 제주행 BX8011 첫 편을 시작으로 제주-김포 노선 정기편 신규 운항에 들어갔고, 하루 평균 4편을 운항한다.
 
티웨이항공도 이번 운항 스케줄부터 24편에서 26편으로 편도 운항수를 늘렸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저렴하게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는 스마트요금제를 운영해 제주-김포노선 항공권을 최저 1만8900원으로 구매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지난달에도 제주항공 등 국내 LCC들이 1만원 저가 항공권을 내세워 홍보전략을 적극 펼쳤다.
 
이번 에어부산의 정기편 운항 등으로 국내 7개 항공사 모두가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함으로써 누적 이용객의 수는 이달 1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 국내 대형항공사도 제주노선 경쟁에 가세
 
그동안 국내노선에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두 대형항공사도 이번에는 제주노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형항공사들은 최근 일본 대지진· 고유가 상황속에서 수익성이 남는 노선은 김포-제주노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다음달 1일부터 한달간 김포-제주 편도 노선에 1만8350원의 요금을 적용, 왕복은 4만370원의 요금을 받기로 했다.
 
이는 기존요금의 70%가량 할인 판매하는 것으로 공급 좌석은 시간대별로 편성되며, 4월 한달간 편당 40석이 제공된다.
 
국내 대형항공사가 1만원대 항공권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003490) 역시 오는 5월부터 제주-김포노선 하루평균 운항편수를 기존 38편에서 46편으로 늘릴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들이 제주노선의 점유율 확보로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은 15% 이상 떨어졌다"며 "향후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어떻게 대처할 지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포-제주노선 증편..치킨게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여행객의 수는 줄었지만 국내 여행객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3월에 비해 제주 여행객은 크게 늘어난 추세"라며 "일본 대지진으로 동남아 여행과 함께 가격이 저렴한 제주여행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도 "현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국내노선은 제주노선밖에 없다"며 "대부분 항공사들이 일본 여행객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제주노선을 확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내 항공사간의 경쟁이 촉진되고 이용자들의 선택권은 넓어지면서 국내 여행객 유치를 위한 저가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노선의 수요가 단기적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한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간의 경쟁적인 증편이 수익성 감소와 서비스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민규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노선은 경쟁력이 낮아 수익성이 크지 않은 사업"이라며 "제주 이용객의 수요도 점차 한정되기 때문에 제주노선 확충이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윤성수 기자 yss01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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