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데이터 트래픽 놓고 '두 얼굴'.."난감하네!"

'잘 터진다' 광고하면서 정부엔 주파수 확보위해 '과부하' 호소

입력 : 2011-03-31 오후 5:44:41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데이터 사용량(트래픽)을 두고 이동통신사들이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 앞에서는 타사 대비 트래픽이 제일 원활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주파수 정책을 펴는 정부 앞에서는 데이터 트래픽 과부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SK텔레콤(017670)은 '콸콸콸', KT(030200)는 '2배로 즐겨라'라는 광고카피를 내세우며 데이터 무제한 정책을 두고 경쟁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마케팅 경쟁과는 별개로 이통사의 속내는 편하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통신사의 망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데이터 트래픽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동기비 10배 가량 폭증했다. KT의 경우 아이폰 사용자의 데이터 트래픽은 1년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의 이같은 부담은 결국 데이터 요금제 조건의 일부 변경으로 이어졌다.
 
데이터 트래픽 부담이 커지면서 SK텔레콤은 지난 9일부터 1인 다기기(OPMD, One Person Multi Device) 무제한을 사실상 철폐했다. KT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서 1일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등 사실상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5월 있을 2.1기가헤르츠(GHz) 주파수 경매에 혈안이 돼 있는 것도 향후 데이터 트래픽 처리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통사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때와 달리 방통위를 상대로는 주파수 확보를 위해 타사 대비 트래픽 폭증이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앞다퉈 증명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통사의 데이터 트래픽 폭증 문제는 결국 자승자박인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할 것을 알면서도 무리한 마케팅을 펼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설이 돌고 있는데 사업자로부터 요금제 폐지 검토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더러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스마트폰 요금제를 세분화하는 등 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유지하고서도 데이터 트래픽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는데, 이통사가 이같은 노력은 하지 않고 앓는 소리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망투자로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무조건 주파수 문제만 언급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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