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서울 강남구 등 수도권에서 '로또 아파트'라 불렸던 '반값 보금자리주택'이 사라질 전망이다.
과도한 시세차익에 따른 주변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보금자리주택 대기 수요가 늘면서 민간 아파트의 공급 둔화와 전세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값아파트'는 MB가 주택공급 안정화 대안으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어서 동남권신공항 백지화에 이어 또다시 '공(空)약'을 남발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5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포함 12명)은 이날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그린벨트 보금자리 주택의 용지가격을 높여 주변시세의 80~85% 수준에 공급해 큰 시세차익을 막고, 사업주체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정부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로 이달 국회에서 처리될 중점 법안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권 보금자리 주택이 당첨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민간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LH경영난을 돕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법안 통화후 사전예약을 받지 않은 3·4차 지구부터 이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해당 지구 분양가가 주변시세에 비해 낮다고 판단되면 용지가격을 올려 분양가를 높이게 된다.
결론적으로 반값아파트는 사라지게 되지만 일관성 없는 정부의 주택 정책은 또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 MB 강남 50%, 나머지 70% 수준에 공급한다더니..'헛말?'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용지는 전용면적 60㎡ 아파트 부지의 경우 조성원가에, 60∼85㎡는 조성원가의 110%(민간건설사 120%)에 공급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 공급가격이 조성원가의 140∼150%까지지 오르면서 반값아파트는 사라진다.
물론 반값아파트는 민간 아파트 공급 위축과 끝모를 전세난을 일으킨 주요인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보금자리주택과 반값아파트 사업을 밀어붙였던 MB 정부가 결국 정책을 급선회하면서 국민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또 보금자리 아파트 사업의 민간 참여 유도를 위해 '싼 아파트 공급은 포기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간업체 참여는 LH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으로 이번 법개정안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택지 공급가격이 크게 오르면 전체 보금자리 주택의 공급가가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의 보금자리 주택 공급은 지속적으로 추진 될 것"이라며 "민간이 짓는 보금자리 역시 비슷한 수준에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9년 8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강남 지역 보금자리주택은 시세의 50%, 기타 지역은 70% 수준의 낮은 분양가로 공급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대선 공약이며,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생색냈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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