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보기를 돌 같이'하다 뒤통수 맞은 김중수 한은총재

작년 "금값 급락 가능성..매입 신중"..올해 연일 최고치 경신

입력 : 2011-04-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면서 '금 보기를 돌같이' 하던 한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금값에 이미 상당한 정도의 거품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금값의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금 생산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의 경제상황 개선에 따라 거시경제정책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빠른 속도로 상승해 온 금값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당시 온스당 1400달러에 육박하던 금값은 올 초 130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재차 상승해 최고치를 달리는 모습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6달러(0.4%)오른 온스당 14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온스당 146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약세기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등이 금 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리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 정정불안과 미 공화당이 큰 폭의 재정지출 삭감 계획을 내놓은것도 금 수요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 돌파는 물론이고 올 연말 1800달러까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했던 성병묵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올해들어 일본 지진과 MENA(중동·북아프리카)지역의 정정불안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로인해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일 치솟는 금값으로 외화자산에서 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 비중을 확대해야 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는 "사상 최고치에 이른 금 가격과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 확대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2986억달러)가운데 금은 0.8억달러, 비중은 0.03%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평균과 비교해도 매우 적은 규모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평균이 10%이며 미국·독일·프랑스 등은 50% 이상이다.
 
그러나 한은은 특별히 금 비중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은 국제경제실에서 원자재가격을 담당하고 있는 노진영과장은 "인플레 우려로 선진국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시 금값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큰 시각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 중앙은행들은 달러위주로 되어 있는 외환보유액을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금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2008년에서 2010년 7월까지 중국은 454톤, 러시아는 276톤, 인도는 200톤, 사우디아라비아는 180톤의 금을 추가로 매입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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