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천장뚫린 증시..6월이 고비(?)

증권街 "美 양적완화 종료시 조정장 이어질듯"

입력 : 2011-04-21 오후 4:20:00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코스피지수가 1분기 '어닝효과'에 힘입어 장중 2200선을 터치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2300~2350포인트로 고정한 채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 이처럼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오는 6월 종료되기 때문.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부장은 21일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오는 3분기에는 증시조정이 있을 걸로 본다"며 "따라서 올해 코스피는 상고하저 패턴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에 나설 경우 더 이상 외국인의 '바이코리아'에만 기댈 순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선진국의 유동성 회수가 가시화되면 신흥국 긴축우려 완화에 국내증시로 회귀한 외국인이 재차 '팔자'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며 "이럴 경우 3분기부터 코스피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수급의 기세라면 2분기 중 코스피 2350선 터치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계획이 없기 때문에 6월 중 외인 매수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시나리오가 올해 안으로 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부분 또한 외국인 자금 흐름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WTI, 110달러선 재진입..인플레 우려 '복병'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도 증시 걸림돌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한 차례 휘청였던 국제유가(WTI)는 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며 어느 새 110달러선을 재탈환한 상태다.
 
당초 상승이 장기화되지 않을 거라던 유가전망에도 차츰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캠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와 에너지정보관리기관(EIA) 등 글로벌 석유전망기관들은 내년에도 유가 100달러 시대가 유지될 것으로 점쳤다. 최근 선진국의 원유수요 감소분을 브릭스(BRICs) 등 신흥국 수요가 메우면서 유가가 추가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이어져 잘 나가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임노중 부장은 "중동사태를 제외하면 국제유가(WTI)가 더 오를 이유가 없다고 예측한 게 사실이나, 최근에는 수급환경 또한 유가상승을 받쳐주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 어떤 종목 노려야 하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강세장에 편승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간여유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과 더불어 국내증시 상승의 강한 원동력인 1, 2분기 실적에 주목하라고 권고한다.
 
임노중 부장은 "하반기 증시조정을 감안해 현재로선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할 것으로 보이는 1, 2분기 어닝시즌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학, 자동차, 철강 등이 얼마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2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최근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는 정보기술(IT)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팀장도 "어닝 기대감이 기존의 에너지, 화학업종에서 IT와 금융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에너지와 화학의 경우 지금껏 많이 올라 가격부담이 있기 때문에, IT·금융으로의 순환매 장세가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한형주 기자 han99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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