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후보군, 정부 대출규제와 루머에 '몸살'

입력 : 2008-07-04 오후 12:17:13
[뉴스토마토 권승문기자] 포스코, 한화, GS, 두산 등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들이 정부가 추진키로 한 대기업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한 기업대출 규제 방침과 시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루머폭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출규제자금조달 어려운 기업 주가 급락
 
정부의 대출규제 방침으로 M&A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던 대기업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일 대우조선 인수전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급락세가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재무제표가 좋은 포스코 등은 수혜를 보게 되는 반면, 재무제표가 취약한 두산, 한화, STX 등은 M&A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의 경우는 이익잉여금이 많고 부채비율이 낮아 정부의 대출 억제에 별다른 영향을 받아 가장 유리한 고지에 위치해 있다는 관측이 많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218000억원, 부채비율은 20%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정부규제가 유리하게 작용하면 오히려 정부가 포스코의 M&A를 지원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한화의 경우는 인수 자금 확보에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 왔다며 정부 방침은 큰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금융권 자금 투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비상장 계열사 상장과 계열사 주식 매각 등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정부의 M&A대출 규제 방침에 대해 물가안정과 관련되는 현실성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라며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 M&A를 자사 돈으로 하는 곳이 얼마나 있겠냐며 의아해 하는 모습이다.
 
대우조선 인수, 자금확보가 관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 1048억원과 3275억원에 이른다. 지난 2004 67억달러에 그친 수주액도 215억달러로 치솟았다. 대우조선은 수주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 중공업에 이은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 인수 가격은 높은 편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인수 가격이 최소 6~7조원, 많게는 1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은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자금확보가 인수합병의 핵심이다. 그렇기에 자금확보와 관련된 루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 루머에 주가 휘청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기업들이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각 등 인수자금 관련 루머에 휘말리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최근 자사주 매각 소문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두산그룹이 올해 초 4조원이 넘는 밥캣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빌렸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근거로 두산그룹이 자금 확보를 위해 두산주류BG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한기선 사장이 직접 소문에 대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두산그룹의 주가는 두산(-3.89%), 두산중공업(-7.47%) 하락하는 등 여지없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STX와 한화의 경우는 최근 유상증자 공시로 혼쭐이 났다. 계열사를 통해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다가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STX, 한화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인수전에 나선 기업 가운데 자금력 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는 정부내정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장에 전광우 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임명되면서 소문은 더욱 확산됐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별다른 시너지가 없다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GS의 경우 자금력 논란에 최근에는 인수포기설까지 나돌아 곤욕을 치렀다. GS 측은 인수전 인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조만간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너지효과 고려 없으면 후유증 부메랑
 
대우조선을 인수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물 시장에 나온 기업을 정확한 분석 없이 덥석 인수할 경우 후유증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
 
3일 코스피 시장에서 금호산업은 전일보다 0.66%하락한 22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전고점인 지난 11월 초 87400원에서 70%넘게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과다하게 외부 차입금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루머를 쫓아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권승문 기자 ksm12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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